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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황금사과


편집국 기자 / 입력 : 2006년 05월 11일
 

운명의 황금사과


                                               변호사  김  용  대



   그리이스신화에 파리스의 판결 ( The judgment of paris )이야기가 나온다. 파리스는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의 아들인데, 트로이를 파멸케 할 운명 탓으로 태어나자 말자 버려져 양치기에 의해서 키워진다. 바다의 요정 테티스의 결혼식 날 성대한 잔치가 벌어졌고 모든 신들이 초대를 받았지만, 실수로 불화의 여신인 에리스만이 제외되었다. 혼자 제외된 데 격분한 에리스는 좌중에 황금사과를 하나 던졌는데 그 사과에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라고 씌어져 있었다.


   


  그 황금사과를 두고 세 명의 여신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는 각각 자신의 고귀한 아름다움을 내세우며 자신이야말로 그 사과의 주인이라고 주장했다. 세 여신은 조금도 양보 없이 싸우게 되었고, 다른 신들에게 판결을 부탁했지만 다른 신들 역시 선택되지 못한 두 여신의 원한을 사기 싫어 판결을 거절했다. 그러던 어느날 황금사과를 두고 아옹다옹하던 질투심 많은 세 여신이 올림포스 산에서 인간 세상을 내려다보다가 이데산 기슭에서 목동 노릇을 하는 헌칠한 청년을 보게 되었고, 그 청년이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아 보았다.


  


   세 여신들은 파리스에게 황금사과를 던져주고 가장 아름다운 여신이 누구인지 판결을 부탁했다. 먼저 아테나 여신이 앞으로 나서서 칼날 같은 잿빛 눈으로 파리스를 바라보며 자기에게 황금사과를 던져주면 전투에서 무적의 힘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헤라 여신은 신들 궁전의 왕후에 어울리는 차림으로 나서서 자기에게  황금사과를 던져 주면 소아시아 전체의 통치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아프로디테가 꼬아 놓은 금실 같은 타래 머리를 하고 달콤한 미소를 지으면서 앞으로 나서서 자기에게 황금사과를 던져 주면 자기만큼 아름다운 아내와 짝을 지어 주겠노라고 약속했다.


  


   파리스는 고민 끝에 아프로디테를 선택했고, 아프로디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파르타왕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를 파리스에게 맺어 주고 파리스가 트로이의 왕자라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헬레나가 파리스의 유혹에 넘어 가 트로이로 가자 스파르타는 왕비를 뺏아간 파리스를 치기 위하여 전쟁을 벌이게 된다. 이것이 10년간의 트로이 전쟁이다.


   


  파리스는 전쟁 중에 화살에 맞아 죽고 만다. 이데산에서 양을 치며 평화롭게 살고 있던 파리스는 황금사과로 인해서 운명이 바뀌었고 10년간의 트로이전쟁의 원인을 제공했다. 파리스의 잘못된 선택으로 그는 조국을 전쟁터로 몰아 넣었고 자신도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만약 자신의 판결로 인하여 전쟁이 일어날 것을 알았더라면 황금사과의 주인으로 아프로디테로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2006. 5. 31. 지방선거는 지방자치단체 경영자와 그를 견제할 지방의원을 뽑는 비정치적인 선거라고 보면 틀림없을 것이다. 선거는 후보자들이 각 지방자치단체의 역량을 표출시키기 위한 정책을 제시하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축제분위기 속에서 유권자가 판단하면 그만인데, 지금 우리는 불화의 여신이 던져 준 황금사과(?)로 인해서 심리적인 전쟁터에 내몰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유능한 인물을 선택하고자 하는 선거의 본질이 훼손되고 감정의 문제로 선거에 접근하게 되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맞이한 듯하다. 전쟁터에서는 내가 살기 위해서 적군을 죽어야 하는 비정한 논리가 지배하지만, 지방선거는 승자와 패자가 함께 웃고 결과에 승복하고 다같이 지역발전을 위해서 화합해야 하는 지방잔치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특정정당의 공천=당선의 등식이 성립한다는 영남권지역에서 공천절차상의 하자로 인하여 무소속연대가 줄을 잇고, 공천의 무효를 주장하는 소도 제기되었다 한다. 이는 공천과정이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는 증거라고 생각된다. 공천결과 후보자와 주민들의 감정을 격하게 만들었고 반대편을 적군처럼 인식하는 분열적 상황이 왔다는 자체가 문제이고, 선거 후에도 엄청난 후유증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작년에 광역자치단체장을 제외한 기초자치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자는  여론이 대세였지만, 국회는 기초자치단체장은 물론 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을 확대하는 입법을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전국의 기초의원들이 모임을 결성하여 정당공천제 페지를 위한 삭발등의 투쟁을 했지만 여의도 국회는 묵묵부답이었다. 책임정치를 명분으로 지방자치단체를 장악할려는 의원님들의 욕망을 아무도 꺽을 수 없었다. 지역주의에 안주할려는 정당의 권력 심화를 위한 이해관계가 들어 맞았기 때문에 여.야 합의에 의한 선거법개정이 밀실에서 전격적으로 단행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정당공천의 후유증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기초자치단체장은 정당의 영향을 벗어나 독자적으로 경영자의 자세로 지역특색에 맞게 이끌어 가고 사업실적을 내면되는 것이고, 집행부를 견제하는 시의회에 무슨 정당의 입김이 필요하겠는가. 이것은 이론적으로 맞지 않는 것이다. 정당권력으로부터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를 해방시켜 주는 것이야 말로 지방의 경쟁력을 키워주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연간 수백원의 국고보조금을 받는 정당이 스스로 특권을 포기하고 국민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국민들이 善하게 살아 갈 수 있는 터전을 만들이 주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지금 이 순간 5. 31. 선거가 끝난 후 정당을 지배하는 권력자와 선량한 의원님들께서 지방선거의 순수성을 훼손하는 정당공천제를 폐지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약 250년전에 프랑스 계몽주의의 대표적 사상가 루소는 「 빈곤하고 무지한 민중이 썩은 귀족에 비하면 얼마나 건전하고 순진한지 모른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소박한 자연이 살아 있고 양심의 숭고한 덕이 빛나고 있다 」고 말했다. 오늘날의 권력자들은 루소의 이 말을 잊어서는 안되고 국민들을 분노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편집국 기자 / 입력 : 2006년 0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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