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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럼-호가호위


관리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7년 10월 12일
 

칼럼




호가호위(狐假虎威)




이우상(수필가)




 초(楚)나라 선왕(宣王) 때의 일이다. 하루는 선왕이 신하들에게 “듣자하니, 위나라를 비롯하여 북방의 여러 나라들이 우리 재상 소해휼(昭奚恤)을 두려워하고 있다는데 그게 사실이오?” 하고 물었다. 이때, 위나라 출신인 강을(江乙)이란 변사가 초나라 선왕 밑에서 벼슬을 하고 있었는데, 그에게는 왕족이자 명재상으로 명망 높은 소해휼이 눈에 가시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 강을은 이야말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얼른 대답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북방의 여러 나라들이 어찌 한 나라의 재상에 불과한 소해휼을 두려워하겠습니까?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번은 호랑이가 여우를 잡았습니다. 그러자 교활한 여우가 호랑이에게 말하기를 ‘나는 천제(天帝)의 명을 받고 내려온 사자(使者)다. 네가 나를 잡아먹으면 나를 백수의 왕으로 정하신 천제의 명을 어기는 것이니 천벌을 받게 될 거다. 만약 내 말이 믿기지 않는다면 내가 앞장설 테니 내 뒤를 따라와 봐라. 나를 보고 달아나지 않는 짐승은 하나도 없을 테니’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호랑이는 여우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그랬더니 과연 여우의 말대로 만나는 짐승마다 모두 달아나기에 바빴습니다. 사실 짐승들을 달아나게 한 것은 여우가 아니고 뒤에 따라오고 있던 호랑이었습니다. 그런데도 호랑이는 이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고 합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북방의 여러 나라들이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일개 재상에 불과한 소해휼이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초나라의 병력, 곧 임금님의 강한 군사력입니다.”


 


이 고사에서 ‘호가호위(狐假虎威)’라는 말이 나왔는데, ‘가호위(假虎威)’ ‘가호위호(假虎威狐)’라고도 한다.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다른 짐승을 놀라게 한다는 뜻으로, 남의 권세를 빌려 허세를 부림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로 주로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권위를 이용하여 권세를 휘두르고 사기 행위를 일삼을 때 자 주쓰는 말이다. 이처럼 동양에서는 여우를 간교한 동물의 전형으로 생각하여 상서롭지 못한 사람들을 지칭할 때 자주 사용하는데 이러한 인식은 민담이나 설화 및 문학 작품에 등장하기도 한다.


 


호가호위와 비슷한 다른 이야기도 있다.


 


 어떤 사람이 당나귀 등에 불상을 싣고 거리에 나갔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불상을 보자마자 엎드려 절을 했다. 당나귀는 자기가 잘나서 사람들이 절을 하는  줄 알고 우쭐한 나머지 앞으로 나가기를 거부했다. 나귀를 끌던 사람이 나귀를 때리면서 호통쳤다.


 


“네가 잘나서 사람들이 절하고 있는 줄 아느냐? 네 등에 계시는 부처님 때문이 지”


 


 우리 주위에 보면 이렇게 여우나 당나귀처럼 윗사람의 위세를 이용하여 권세를 부리는 사람이 많음을 본다. 임금이 신하를 신임하여 칼을 주면서 자신을 경호하라 했는데 신하는 자신의 신분을 망각하고 집권을 남용하여, 그 칼을 엉뚱한 곳에 휘둘러 자신의 배를 불리는데 이용한다거나 죄 없는 자들을 괴롭힌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때로는 그 칼을 이용하여 임금을 경호하는 것이 아니라 임금의 가슴에 상처를 입히는 경우를 종종 보기도 한다. 요즘 세상을 떠들썩하게 뒤흔들고 있는 청와대 변양균 실장과 전 동국대 교수, 신정아 사건을 보면 옛날의 성현들께서 한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오고 있다. 사실 우리 주변에서 호가호위하는 일들은 비일비재하다. 남편이 사장이면 아내는 회장 노릇을 하기도 하고, 한 사람이 출세를 하면 친척 모두가 덩달아 기고만장하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것은 ‘원님 덕에 나팔 부는 일’과는 차원이 다르다. 높은 자리에 앉기 위하여 그동안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았겠는가? 그 피나는 수고로 얻은 영광스런 자리가 일순간에 물거품으로 사라진 허망함을 안타깝게 바라본다. 하지만 남의 일이라고 손가락질하면서 비웃거나 욕하는 일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자신을 아우르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다.         


관리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7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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