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나는 어떤 계절을 닮았을까? 조 병 우 김천제일교회 담임목사 하늘이 어둡다 싶더니 하늘에서는 흰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흰 눈을 보노라면 내 마음속에도 아직 어린 마음이 자리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겨울의 느낌 가운데 가장 마음에 깊이 와 닿는 것이 바로 흰 눈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람들은 흰 눈 위에다 추억을 심어 두기 원하고 흰 눈 속에 담겨있는 추억을 또한 끄집어내기를 좋아하나 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흰 눈 속에다 자신의 추억을 심어 두었기 때문에 흰 눈을 보면서 자신의 지난 시간들을 추억의 창고에서 끄집어내는가 봅니다.
인생은 겨울을 살면서 외로움을 배우게 되나 봅니다. 겨울은 사람을 혼자 있도록 만들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겨울은 사람을 깊이 사귈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겨울의 창가에 떠오르는 얼굴이 자신의 마음속에 담아 둔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나 인생의 겨울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질병으로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환자들입니다. 환자 분들이야말로 인생의 추운 겨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환자 분들은 아무리 덮어도 따뜻하지 않습니다. 따뜻함이란 몸으로 느끼는 느낌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느낌입니다.
사람들을 볼 때면 사람들도 계절로 나눌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먼저 봄과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모든 일에 활력을 주는 사람입니다. 봄과 같은 사람은 언제나 새로움이 있고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사람입니다. 삶의 탄력이 넘치고 희망을 주는 사람입니다.
여름과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무성한 나무와 같이 풍성한 사람이 있습니다. 성실한 삶을 보면 여름과 같은 삶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여름 나무를 보면 젊은이의 기상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삶의 무게보다 삶의 능력이 훨씬 더 크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가을과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 인격이 성숙한 열매처럼 느껴지는 사람입니다. 그의 삶은 많은 사람에게 감동과 부러움을 주게 됩니다. 가을과 같은 사람에게는 언어도 열매요 삶도 열매요 인격도 열매로 보여 집니다. 말에도 맛이 있고 인격에도 멋이 있습니다.
가을이 감사의 계절인 것처럼 가을과 같은 사람을 보면 누구나 감사를 배우게 됩니다. 그와 함께 있음 자체가 감사가 되는 사람은 그 사람이 바로 열매인 사람입니다.
겨울 창가에 앉아서 나는 과연 어떤 계절의 사람일까를 생각해보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것도 겨울이 갖는 정서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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