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단 늙은아기 정장림 수필가·부곡동 치매가 무엇이기에 행동을 억제하지 못하는가 조개처럼 입 다물고 있어도 이십년 전 삼십년 전 그때 모습 맑은 물가에 서면 자기 모습 볼 수 있듯 그림자처럼 보인다 남 위해 산 어머니 늘 웃고 늘 미안해한다 한평생 장사만을 한 어머니 실내화 벗어들고 얼마를 주고 샀는데 본전도 안 된다며 언성을 높이고 투정을 부린다 노래를 즐겨 부르는 어머니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엉덩이를 이리저리 흔들며 두 손 잡고 키스할 때 왜 사랑한다 말 못했나 한이 맺힌 듯 하루에도 수십 번 중얼거린다 잘 살아야 잘 늙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하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