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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산에 올라 집을 보니(김성순. 덕천교회 장로)


관리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8년 11월 13일

칼럼
산에 올라 집을 보니
김성순(덕천교회 장로)


신토불이에서 자타불이로
 


 4ㆍ19가 나던 1960년 봄 하천 부지에 캄벨 묘목을 심고 10년간 똥장군을 끌면서 농사를 배울 때 유달영 선생의 ‘소심록’, ‘유토피아의 원시림’, ‘인간발견’ 등을 읽으면서 차츰 대지에 굳게 두발로 서서 심호흡을 하면서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됐고 함석헌 선생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 등을 읽게 됐다. 그 후 70년대 초 ‘씨알의 소리’ 창간호부터 그 독자가 돼 원효로 4가 70번지로 집사람과 함께 찾아가 뵌 일도 있었다.
 


 “집에 앉아 산을 보니 산이 내 집 산이려니 산에 올라 집을 보니 집이 내 집 같지 않아 이후엔 집 살림 말고 산 살림을 하리라.”
 


 이따금씩 무심코 마음에 떠오르는 ‘산에 올라’라는 제목의 시다. 예수님도 “멸망의 가증한 것이 서지 못할 곳에 선 것을 보려던 그때에 유대에 있는 자들은 산으로 도망 할 지어다(마가복음 13장14절)” 하셨는데 미국 발 금융위기가 세계를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이때에 이 시를 음미해 보았으면 한다.
 


 먼저 자기중심 내 가족중심의 오랜 생활습관을 깊이 성찰해보고 이웃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끼도록 힘써야 한다. 한 가정 부부간에도 말없는 사이에 서로의 건강과 심정을 알뜰히 살펴주는 배려가 화목한 가정의 첫 걸음이듯 동심일체(同心一體),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원리를 깊이 깨닫고 날마다 실천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없는 것 같다. 유기농업에서 내 몸과 땅이 한 생명이라는 신토불이가 흔해빠진 상표가 돼있으나 이웃가족, 이웃나라, 이웃종교와도 화평을 이루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기쁜 마음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수밖에는 없다.
 


 다음으로 이제 농민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가 역사공부를 해야 한다. TV드라마도 중간 한 장면만 보아서는 알 수가 없고 지금까지의 줄거리를 듣고서야 오늘의 장면을 이해하고 여자가 남자의 뺨을 치는 경우에도 ‘음 그렇지! 맞아도 싸다’하고 선악을 판단하게 되는 것처럼 독도문제는 러일전쟁을 알아야 하고 건국절ㆍ역사교과서 수정문제도 8ㆍ15해방 전후사까지 올라가야 그 원인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일본의 NHK에서 내년부터 3년간 대하드라마로 방영할 ‘언덕위의 구름’은 일본의 국민적 작가 소리를 듣는 시바 료타로의 러일전쟁을 다룬 작품인데 명치시대는 영광스러운 시대였다는 테마를 나타낸 것으로 시민단체(평화헌법을 지키는 모임)에서 비판하고 있다.
 


 지난 8월 한살림에서 강연한 일본사학자 나까즈까 아끼리는 1894년 동학농민혁명을 구실로 경복궁을 점령함으로써 시작된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 승리함으로써 일본은 교만해져서 한국의 식민지화로 발판을 삼고 만주ㆍ중국과 아시아침략전쟁을 일으켜 이웃민족과 자기민족에 수많은 고통과 희생을 강요한 끝에 50년 만에 1945년 패전을 맞이했으나 미국은 새로운 냉전체제를 구축하면서 일본을 자기진영으로 편입하기위해 전쟁의 책임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고 그것은 오늘날 일본에게 ‘경색증상’을 초래하고 있다고 했다.
 


 두 나라 시민이 연대해서 북동아시아의 평화실현을 위해서 상효교류를 활발히 하고 과거의 역사를 외면하지 말고 미래의 역사를 만들어 가자고 호소하면서 ‘동학농민군 전적지 참방여행’을 2006년부터 3년간 매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남의 불행 위에 자기 안전을 확보하려해도 머지않아 그 불행이 자기에게 돌아온다고 하는 역사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씨알 철학은 세계적 관심을 받고 지난 8월 서울에서 세계철학대회에서도 깊이 있게 토론됐다 한다. 나 자신 80평생을 살아오면서 큰 바위 얼굴처럼 무의식중에도 자기향상의 표상이 돼준 것은 씨알 사상과 고난의 철학이었다.
 


 인류의 역사는 고난의 역사이다. 고난은 인생을 위대하게 만들고 궁핍에 주려보고야 아버지를 찾는 탕자처럼 고난을 통해서만 생명의 근원 하나님을 찾는다. 나를 버린 것이 하나님 버림이요 뜻을 찾지 않는 것이 생명을 찾지 않음이다.
 


 웅덩이가 차면 흘러야 하고 흐르기를 그치면 썩듯이 한민족이 사명감을 잃으면 망하고 아직도 바라는 이상과 사명이 있으면 결코 망하지 않는다.
 이때까지의 역사는 폭력으로 하는 쟁탈의 역사였으나 인류가 망하기를 자초하지 않는 한 앞으로의 역사는 도덕적 싸움의 역사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세계사의 하수구가 됐다. 하수구는 보이는 위에는 받는 구멍이 있는 대신 보이지 않는 밑에는 무한의 바다에 통하는 길이 있어야 한다. 모든 불의를 받아서는 하나님께로 돌려야 한다. 내 속을 깊이 뚫어 하나님께 직통하는 지하도를 어서 파야 한다.
 


 2005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권술룡 선생의 평화의 마을에서 주관한 단식명상에 참가하였는데 서귀포 표선면 오재길 선생 농장에서 일 주일간을 지내면서 눈 덮인 산을 오르면서 4ㆍ3 사건의 비화를 듣기도 했다. 그리고 선생님의 글 중에 ‘예언 아닌 예언이 떠올랐다. 백두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이 지리산에서 일단 끝나고 남해 물 밑을 지나 제주도가 있고 한라산 높이가 1950m인 것은 6ㆍ25전쟁으로 새 시대 새 나라가 시작됨을 표한 것 아닌가? 이제 우리는 새 역사의 한라산 밑에 천막을 친 셈이다’
 


 2006년 새해맞이 단식은 지리산 생명문화 교육원에서 있었는데 이 때 도법스님의 말씀은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하리라’에서 시작해 생명의 실상을 실사구시적으로 풀어야 함을 논하고 ‘이웃을 내 몸같이’로 끝맺음을 했다. 그 전해 여름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라는 제목의 책을 읽었고 김천지역 탁발순례 때 동행하기도 했다. 4ㆍ3사건의 유복자가 지리산 실상사에서 도를 닦고 2004년부터 5년째 생명평화의 등불을 들고 전국을 탁발순례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그물코 인생 그물코 사랑’이란 책을 보내와서 오늘 23일째 새벽마다 찬물로 샤워하고 CD를 틀고 백배 절 명상을 하고 있다. 동쪽 창문을 열고 한 30분간 하고 나면 몸과 마음이 가볍고 맑아진 느낌이다. 한 걸음 한 걸음씩 산을 오르는 마음으로 ‘이것이 있음을 조건으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음을 조건으로 저것이 없게 되는 우주의 법칙’에 따라 섬김과 모심의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
 


 돈과 권력, 기복신앙, 편협한 자기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역사의식 없는 오늘의 한국교회의 모습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마음 비할 데 없다.
 “내말을 듣고 행치 않는 자는 그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자와 같으리니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부딪치며 그 무너짐이 심하니라.”

관리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8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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