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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각본 없는 4월의 드라마

김용대 변호사
권숙월편집국장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0년 04월 22일

 












 4년마다 이 때쯤이면 지방선거 공천문제로 진통을 겪습니다. 탈락한 후보들에게는 잔인한 4월이 될 것입니다. 필자는 김천 정치역사상 최초로 한나라당김천시지방선거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이하 공추위) 위원장 직책을 수행했습니다.



 3월15일 이철우 의원님으로부터 위촉장을 받은 후 기자회견에서 위원회가 공정하게 심사한다면 의원님께서 의중에 두고 있는 후보가 탈락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필자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었던 것은 절대로 간섭하지 않겠다는 이철우 의원님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4월12일 심사 결과 발표 후 이철우 의원님은 마음속에 있었던 후보가 탈락해서 가슴 아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필자도 위원장으로서 안타까운 심정이었습니다. 이번 공추위의 심사결과는 한마디로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참신하고 자질 있는 후보들이 있었지만 여론조사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심사를 하다보면 처음에 생각하지 못했던 쟁점이 등장하게 됩니다. 위원들이 서로 논쟁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자질과 능력, 도덕성도 중요하지만 당의 기여도도 중요하다는 것 등 말입니다. 이 모든 것은 각본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선거의 당락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공천후보를 선정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공추위는 권력기관이 아니므로 원칙과 기준에 반하여 잘못 결정하는 경우 그 후폭풍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주관적인 요소보다 객관적인 자료가 우선이라고 판단했고 고심 끝에 평가시험을 전격적으로 실시했습니다. 혹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지도 몰라서 철저한 보안 속에서 시행했습니다.



 필자는 정치를 개혁하여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 그것만 생각하고 심사를 진행했습니다. 필자가 위원장으로서 강하게 소신을 개진하는 바람에 오해를 받기도 했습니다. 필자에게 정치적인 목적이 있었다면 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탈락한 후보 측의 여론조사 결과를 의심하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후보 자신들이 여론조사 한 시점과 공추위가 의뢰하여 실시한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지지율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필자가 선정한 여론조사기관은 정치전문조사기관이고 신뢰할 수 있는 기관입니다.



 여론조사는 전화면접방식에 의하여 실시하였는데 여론조사기관의 면접원들은 구조화된 설문지로 무작위로 추출한 표본(즉 시민)과 문답하는데 그 자료는 모두 보관되어 있습니다. 의혹이 있을 수 없습니다. 심사발표 후 박보생 시장님의 핵심 참모가 자신들을 지지하는 약 4천명 중 여론조사 기관의 전화를 받은 사람이 2명밖에 되지 않아서 공추위가 혹시 장난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했다고 털어 놓았습니다. 필자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의심을 유력후보자 측이 했다 하니 경합 상태의 후보자 입장에서는 온갖 의혹을 품을 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후보자들이 긴장한 상태에서 심사를 진행했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필자는 2006년 4월과 5월에 김천신문에 칼럼 2편(http://www.ydk.co.kr 칼럼란 참조)을 기고했습니다. 글의 요지는 공천권력은 민주적인 방식으로 행사하여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천권력 즉 심판자의 결정이 잘못되면 스스로를 망치는 독이 될 수 있다고 당시의 행태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지적했습니다. 그 글에서 필자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의 심판을 소개했습니다. 파리스가 잘못 판결하는 바람에 트로이는 10년 전쟁을 겪은 후 멸망했고 자신도 죽음을 맞이하게 된 내용입니다. 신화와 역사의 교훈을 생각하면 항상 올바른 결정을 하기 위하여 고뇌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필자는 법조인입니다. 법은 정의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입니다. 오늘날의 민주주의 정치역사를 만든 천재적인 정치사상가가 있습니다. 존로크는 300년 전에 왕의 권력은 국민들과의 계약 속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왕이 폭정을 하면 국민들은 계약을 파기하고 저항할 수 있다는 획기적인 논리를 폈습니다. 당시는 왕은 신이 내린 절대적인 신성불가침의 존재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영국의 명예혁명, 미국 독립전쟁의 이론적 기초가 되었습니다. 그 사상은 루소의 자유민권사상으로 구체화됩니다. 루소 사후 약 10년 만에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고 프랑스는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가 되었습니다.



 김천도 이제 시작입니다. 개혁에는 고통과 아픔이 있을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 원칙을 철저히 고수하는 것만이 과거식 정치의 대결구도를 타파하고 시민들을 화합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심사결과에 불만이 있는 분들도 있겠지만, 공추위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결정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굳이 따진다면 모든 책임은 각본 없는 드라마 그것 아닐까요?



 공추위가 나름대로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소신 있는 8인의 위원님들과 새롭고 희망찬 김천의 정치를 갈구하는 현명한 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지도자가 모범을 보이고 시민들이 도전적·창조적 마인드로 무장하고 합심하면 김천의 앞날에 서광이 비칠 것으로 확신합니다.

권숙월편집국장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0년 0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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