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20개월부터 병마와 싸워온 8살 희수 “울고 있을 여유 없어요… 그저 고통을 덜 느끼길 바랄 뿐이지요”
자신이 정신을 놓아버리면 아이를 누가 돌보겠냐며 울고 있을 여유도 없다고 말하는 희수 엄마 최인향(41세)씨. 이제는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도 사라져 버리고 그저 사랑하는 아이가 고통이라도 덜 느끼길 바랄 수밖에 없는 현실에 최씨의 가슴은 무너져 내린지 오래다. 하지만 이 보다 더 견딜 수 없는 건 희수의 상태 때문에 1인실이나 적어도 2인실로 옮겨야 하지만 그럴 형편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랜 투병생활로 이미 최씨와 남편 전정희(39세)씨는 경영하던 가계도 단란했던 보금자리도 처분한지 오래다. 임대 주택에서 남편이 일용직으로 힘들게 일해 벌어오는 일당이 전부인 현재 상황에서 2인실은 꿈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최씨는 희수가 모야모야병이란 걸 알게 된 날은 잊을 수가 없다.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너무 선명하게 기억나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 때는 절망과 함께 희망도 있었다. 생후 20개월밖에 안된 희수가 갑자기 쓰러졌지만 수술 경과는 좋았다. 다른 아이들과는 조금은 다른 외모에 모든 것이 변했지만 최씨는 아이가 자신의 곁을 떠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또 이대로라도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에 또 감사했다.
작은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5년 12월 희수에게 또 다시 이상 징후가 발견됐고 3일간 의식을 찾지 못했다. 다행히도 20일만에 어느 정도 회복이 된 후 최씨는 병원치료뿐 아니라 민간치료도 시작했다.
할 수 있는 것은 뭐든 해야 했다. 좋아질 수 있다면 아니 더 이상 나빠지지만 않는다면 무엇이든 해봐야 했다. 부부는 최선 아니 뭐라고 표현할 말이 필요 없을 만큼 모든 걸 걸었지만 2009년 희수의 얼굴이 볼거리를 하는 것처럼 부어올랐다. 별일 아니길 그저 볼거리이길 부부는 빌고 빌었지만 횡문근 아세포종이라는 병명의 종양이었다. 부부의 최선의 노력과 주위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좋지 못했다.
현재 희수 말기신질환, 횡문근 아세포종,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다. 게다기 이제는 종양이 숨골까지 퍼져서 의식도 없이 숨만 쉬고 있는 상태로 치료 정지로 인해 지원도 받지 못한다.
이제는 엄마를 부르기는커녕 바라보지도 못하지만 고통은 그대로 느끼는 자식을 위해 그 고통만이라도 덜어주려 최씨는 하루 한끼만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하루 밥값인 2만원도 아껴 병원비에 보태고 있다.
“누군가에게 도와달라고 말해본적 없었습니다. 그저 정말 최선을 다해 둘째 희수를 생각했습니다. 그러느라 제대로 챙기지 못한 큰아들에게 미안하지만 그 마음을 표현할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희수 하나만을 위해 6년이란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는 희망이 아닌 어쩌면 아이를 보낼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의 마지막을 준비할 여건도 되지 못하는 제 자신이 정말 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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