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월에 읽는 시>은선암 가는 길

저만큼만 하며 오르다
이르러선 또 오르고 있네

산새도 구름도
인적도 끊인 산길

저 굽이 돌아서면 그대의 집이 뵐까
저 굽이 올라서면 정녕 그대를 만날까

저만큼이면 하며 오르다
이르러 아니 보여 또 오르고 있네

바람 한 점 없는 산길
햇살 한 줄기 없는 눈길을

그대에게 나를 물어볼 수 있다면
새 하늘만 보이는, 끝없는 산길일지라도

*은선암(隱僊庵)은 신선이 숨어 있는 암자라는 의미의 황악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 직지사 부속의 한 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