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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시단>아버지의 낡은 내복

이승하(시인 ·중앙대 문창과 교수)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1년 12월 15일
화장터 불길 속으로 사라진 아버지

불태울 유품과 남길 유품을 고른다
사진첩은 태우고 돋보기는 간직한다

농 서랍을 여니 와락 덮치는 아버지의 체취
노인네 속옷을 누구에게 주나 다 태워버리자
걸인에게 줘도 안 입을 낡은 팬티와 낡은 러닝
아 이렇게 빵꾸가 날 때까지 입으셨구나

농 구석에 보자기로 싸놓은 것은
낡디낡은 내복 한 벌
첫 월급으로 사드린 겨울내복 한 벌
지금까지도 간직하고 계셨다니

평생을 두고 내가 미워했던 아버지
이 내복 도대체 몇 날을 입으셨나

태울 수 없어 아버지를 부둥켜안는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1년 1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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