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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許薰)선생의 공부방 지천정사(芝泉精舍)에 대한 기문

이택용/경북정체성포럼 선비분과위원
최도철 기자 / che7844@hanmail.net입력 : 2012년 0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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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출신으로 한말에 영남의 큰 유학학자요. 독립운동가인 방산(舫山) 허훈(許薰)선생은 김천의 개령고을 방암산(舫巖山)아래 지천(芝泉)에 지천정사(芝泉精舍)를 짓고 학문을 강론한 공부방으로 성재(性齋) 허전(許傳)이 지은 기문과 또 치천초목지(芝泉草木誌)라는 정원수와 초목에 대한 글을 남기었기에 우선 김천시민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기 위해서 글을 발표합니다.

지천정사기(芝泉精舍記)
性齋 許傳
學者學聖人。將以至於聖人也。聖人與我同類者。其道只是率循天賦之性。而其軆則仁義禮智。其用則事父母孝。移孝爲忠。夫和婦順。長長幼幼。韓子所云其道易明。其敎易行。以之爲己則順而祥。爲人則愛而公。爲天下國家。無所處而不當者也。此大學明明德修身齊家治國平天下者也。聖人旣沒。道在聖人書。生知姑勿論已。學知殆庶乎。而學非師。惑不解。久矣。師敎之廢也。甚矣。道之不行也。夫道不遠人。不離日用。自灑掃應對。以至成己成物。無非是道也。而皆吾所格致也。學者學爲此者也。世人學不講。一或有焉。則羣聚而笑之曰徒跪而飾其外也。獨昵近要路者。盜竊虛名。坐享爵祿。遙執朝權。則名曰山林。山林古無也。如古之隨光四皓兩龔。所謂處士徵君。而皆遭時危疑。直不仕而獨善耳。仕遲久速。吾夫子時中之義也。許君薰少有志於學。不屑擧業。專心爲己之工。乃築室芝泉以居之。爲其近先壠也。爲其靜且有幽趣也。近先壠則思貽祖先令名。爲善必果。靜則外物不奪耳目。有幽趣則可以發舒精神也。謂余一言敎之。嘉其意。以平日所欲言者書之。

배우는 이가 성인을 배우는 것은 장차 성인에 이르고자 하는 것이다. 성인도 나와 더불어 같은 한 패라고 하는 것은 그 도가 하늘에서 타고난 본성에 따를 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체는 인의예지이고, 그 용은 부모를 효도로 섬기는 것이다.

효도를 옮기면 충이되고, 남편은 화목하고 아내는 유순하며, 어른을 어른으로 공경하고, 어린이를 어린이로 사랑하게 된다. 당(唐)의 문장가 한유(韓愈)가 말한바와 같이 그 도는 밝히기 쉽고 그 가르침은 행하기 쉬운 것이다. 그것으로써 자신을 닦으면 순탄하고 상서스러우며 남을 대하면 사랑하게 되고 공경하게 된다. 천하와 국가에 어디에 처신하여도 마땅하지 않은 데가 없다.

이것이 대학에서 말하는 명덕을 밝히고, 몸을 닦으며, 집안을 가지런하게 하고, 나라를 다스리며, 천하를 태평하게 하는 것이다. 성인이 이미 사망하니 도가 성인의 글에 있다. 나면서부터 저절로 아는 이는 잠깐 물론하고, 배워서 아는 것이 거의 도에 가까울 수 있다. 그런데 배우는 것이 스승이 없으면 의혹을 풀 수가 없다.

스승의 가르침이 폐한지 이미 오래 이고, 도가 행하지 않음이 지나치는구나. 도는 사람에게서 먼 것이 아니며 일용에서 떠난 것이 아니다. 물 뿌리고, 소제하고 응대하는 일에서부터 자신을 성취 시키고 남을 성취시키는 일에 이르기까지, 도 아닌 것이 없으며, 다 내가 격치할 수 있는 것이다.

배우는 이는 이것 하기를 배우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학문을 강론하지 않고, 한 사람이라도 간혹 강학하는 이가 있으면 떼 지어 모여서 비웃기를 ‘한갓 꿇어앉아서 그 외면만을 꾸밀 뿐이다.’ 라고 한다. 홀로 요로에 친근 하는 자는 쓸데없는 명성을 훔쳐서 앉아서 작위와 봉록을 누리며 멀리 조정의 정권을 잡으면 이름 하여 산림처사라고 한다.

산림이란 것은 옛날에는 중국 은나라 은사인 변수(卞隨)와 무광(務光), 진나라의 상산사호(商山四皓), 한나라 때 공수(龔遂)와 공승(龔勝)과 같은 이는 소위 처사(處士), 징군(徵君)으로 모두 위태하고 의구한 때를 만났으므로 곧 벼슬하지 않고 홀로 자신을 선하게 지켰던 것이다. 벼슬하는 일, 머무르는 일, 오래하고 속히 하는 일 들은 우리 공부자가 말씀한 시중(時中)의 뜻이다.

허훈(許薰) 군이 젊은 때부터 학문에 뜻이 있어서 과거를 위한 수업을 좋아하지 않고 자기 수양을 위한 학문의 공부에 전심하였다. 이에 지천(芝泉)에 집을 짓고 사니 그 곳이 선롱(先壠)에 가깝기 때문이며 그 곳이 고요하고 또 그윽한 풍취가 있기 때문이다.

선롱이 가까우면 아름다운 이름을 조상에게 돌리려고 생각하며 착한 일을 반드시 하게 되고, 고요하면 외물이 이목을 빼앗지 않으며 그윽한 풍취가 있으면 정신을 감발시켜 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한 말씀 가르치라고 한다. 그 뜻을 아름답게 여겨 평일에 말하고자 하던 바를 쓴다.
최도철 기자 / che7844@hanmail.net입력 : 2012년 0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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