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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해, 살아 있는 바다 위를 잠잠히 풍랑 잠든 물살 가르며 그리스 밧모 섬에 마음을 정박했네 오밀조밀 어우러져 하얗게 빛나는 석회암 집들 파란 하늘과 간간히 들어오는 배를 다독거리는 바다는 눈이 부셨네 애제자 사도 요한이 요한계시록을 집필했다는 흰색 동굴 교회의 모자이크 성화(聖畵)는 경건한 눈빛으로 아직도 전하고 있네 이마를 땅에 닿도록 수시로 기도한 흔적, 그 에피소드가 적절한 볼록한 이마와 기도할 때마다 손으로 짚어 뚫렸다는 바위 구멍은 아마 그리스도의 제자다운 훈련이었으리라 로마 제국시대 오지였던 사도 요한의 유배지가 이렇게나 광채 나는 아름다운 그림 같을까 이틀간의 순례길 내내 유학생에서 비롯된 그곳에서 이십여 년 은발의 선교사 나날들이 밧모 섬 하늘과 바다를 미소 속에 한층 푸르게 물들이고 있었네 *밧모 섬은 에게해의 스포라데스에 속하는 작은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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