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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시가 침체돼 가는 전통시장을 살리고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을 방지하려는 취지로 2007년 제작한 김천사랑상품권이 정작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찬밥 대접을 받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김천사랑상품권은 도내 지자체 중 가장 높은 101억 6천만원(2012년 9월30일 현재)의 발행액을 달성해 이중 96%인 84억6천200만원이 환전됐다. 시에서는 상품권 활성화를 위해 3% 할인, 공무원 시상금의 30% 지급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지역 업체들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상품권 이용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현대모비스와 협력업체에서는 이번 추석에 1억7천만원의 상품권을 구입하는 등 매년 명절마다 상여금으로 김천사랑상품권을 지급해 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가장 반겨야할 전통시장 상인들이 상품권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부곡동에 사는 김모 씨는 얼마 전 추석선물로 받은 상품권을 들고 장보기에 나섰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김천사랑상품권을 제시하니 주인이 싫은 기색이 역력했던 것이다. 김 씨는 “차라리 가맹점으로 등록을 하지 말든지”라며 상품권을 차별하는 주인의 태도를 못마땅해 했다. 또 지좌동에 사는 이모 씨는 액면금액의 80%이상 구매하면 나머지 금액은 환급이 가능하다는 상품권 안내문 대로 차액에 대한 환급을 요구했다가 대놓고 거절당했다. 이 씨는 1만원 상품권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20%인 2천원 남짓 하는 거스름돈을 요구하다 상가주인으로부터 “금액도 얼마 안 되는데 그냥 물건을 그만큼 더 가져가라”는 퉁명스런 대답을 들은 것. 이 씨는 “거스름돈이 남을까봐 쓸모도 없는 물건을 더 사야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1만원권의 차액도 이렇게 환불받기 어려운 데 5천원이나 3천원권의 잔돈은 더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경우 5천원권은 60/100, 1만원권은 80/100 이상 물품을 구입한 경우에 현금으로 잔액을 돌려주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다수의 시민들은 상품권을 들고 물건을 구매하려면 주인눈치를 봐야해 상품권 구입을 꺼리고 있다. 또 어쩔 수 없이 상품권이 선물로 들어온 경우에는 소액거래를 하는 전통시장 안보다는 길가의 큰 상가에서 단가가 높은 상품을 구매해 주인눈치를 피하려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전통시장상인회장은 “마을금고나 신협을 이용하는 상인들은 금고나 신협직원이 매일 들러서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꿔주기에 현금이나 다를 바 없게 생각한다”며 “대부분의 상인들은 그렇지 않은데 금고나 신협을 이용하지 않는 상인이나 나이가 많은 상인 중 간혹 그런 사람이 있어 전체 상인들까지 욕을 먹는다”고 말했다. 모 상인은 “나도 손님이 상품권을 주면 인근 상가에서 그냥 사용하고 만다”며 상인들이 상품권을 꺼려하는 이유로 복잡한 환급절차와 매출에 대한 노출 우려 등을 들었다. 이처럼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발행된 김천사랑상품권이 전통시장에서 사양되는 것을 막으려면 상인들의 의식개선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시에서도 판매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상인들에 대한 서비스 교육을 확실하게 해 전통시장의 고통분담에 나선 상품권 이용자가 오히려 불편을 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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