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단- 아주 소중한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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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가보 1호로
자리 매김한 지 52년

군대 생활 할 때 뱃가죽이 등에 붙어
쓰레기통을 기웃거리면서도
쓰지 못하고 모은 월급으로
제대하면서 사온
목침만한 라디오

제대하고 갑니다
칠월 십오일
약혼녀에게 쓴 편지 우체국에서 띄우고
라디오를 들고 고향 산촌을 찾았다
버스도 없는 오십 리 길을 걸어서

저녁이면 마당에 멍석자리 깔아놓고
남녀노소 한 자리에 둘러 앉아
라디오소리에 피곤함도 잊고
밤이 이슥해도 일어날 줄 모르던 시절
라디오 하나로 온 동네가 즐거웠다

고향의 정이 듬뿍 묻어있는 보물
버리지 못하고
지금도 책장 옆에 고이 잠들어 있는 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