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단이 있는 작은 마당에서 비를 들고 서성이는 이유는 삼년동안 사다가 심었지만 살리는데 실패한 라일락이 살아날까 하는 기대감과 죽은 작약이 살아날까 하는 조바심 때문이다. 흙속을 살피고 살아난 나무들과 화초가 고마워 마음으로 인사를 나눈다.
그러다 부활절을 맞아 받은 삶은 계란에 눈이 갔다. 삶지 않은 계란은 부화시키면 병아리가 되어서 삐악거리며 노란 깃털까지 달고 나온다. 이런 기적 같은 일이 또 있을까. 새들도 알에서 깨어나 짹짹거리며 어미에게서 먹이를 받아먹다가 하늘을 날며 노래를 한다. 새들이 노래하는 맑은 하늘의 봄, 내 마음도 하늘을 나는 것처럼 기쁘다. 훈훈한 봄바람이 부는 들에선 개나리가 피어나고 목련이 피어나고 벚꽃이 피어나 봄의 아름다움을 연주한다.
계란의 껍질처럼 땅속에선 알뿌리와 나무의 뿌리를 겨울동안 얼지 않도록 보호해주어 꽃을 피운다. 노란자위 같은 땅속의 깊은 곳에선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오고 흙은 이불처럼 보호막이 돼있었던 것이다. 하늘과 땅이 부활의 아침을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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