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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나화랑 편곡 4․19 관련 가요 2곡 발굴

민경탁(가요연구가)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3년 04월 10일
ⓒ i김천신문
해마다 4월이 오면 우리는 이 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계기가 됐던 4․19 혁명을 잊지 못한다. 1960년 4월 19일 이 나라의 젊은이들이 앞장서고 시민들이 적극 합세해 독재 정권을 타도한 피의 용솟음을 역사는 증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가요사에서 4․19 혁명 관련 가요는 15편 가량 있는 것으로 조사 되고 있다. 가수 손인호의 ‘남원땅에 잠들었네’, 박애경(은방울 자매의 일원)의 ‘어머니는 울지 않으리’, 박재홍의 ‘4․19 행진곡’ 등이 그 대표적인 가요들이다. 이들은 4․19혁명 자체를 기리거나 이때 희생된 김주열(남원 출신) 등등 희생자들의 영령을 추모하는 가요들이다.
이 중에는 곡목만 전하고 음원 자체를 모르거나 가사를 확인하기 어려운 가요가 몇 곡 있다. 필자는 최근 이 중 남인수가 부른 ‘4월의 깃발’과 황금심이 노래한 ‘어머니는 안 울련다’ 2곡의 음원을 부산에서 발굴했는데 작곡가 나화랑이 편곡한 작품으로 밝혀진다. 1960년 미도파레코드사(M6161)에서 제작된 음반이다. 가사를 소개하면 이러하다.

사월의 깃발이여 잊지 못할 그날이여
하늘이 무너져라 외치던 민주주권
그 주권 찾은 날에 그대들은 가셨나니
임자 없는 책가방을 가슴에 고이 안고
흘리는 눈물 속에 어린 넋을 잠재우리

사월의 불길이여 피에 젖은 꽃송이여
빈주먹 빈손으로 쏟아져 나온 교문
어른이 못한 일을 그대들은 하였나니
민주대한 새 터전에 초석된 어린 영웅
조국의 품 안에서 고이고이 잠드소서

사월의 대양이여 뭉쳐진 대열이여
양처럼 순한 마음 진리는 명령되어
거룩한 더운 피를 그대들은 흘렸나니
역사 위에 수를 놓은 찬란한 어린 선열
조국의 별이 되어 길이길이 빛나소서
-‘사월의 깃발’(반야월 작사, 박시춘 작곡, 나화랑 편곡)

행진곡풍의 이 노래는 이 나라 젊은이들이 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 독재에 항거하다 희생당한 그 거룩한 넋을 기리는 내용이다. 가수 남인수와 4․19 혁명에 가담했던 학생들로 구성된 합창단이 유니송으로 불렀다. 가수 남인수의 격정적인 톤이 돋보이는, 가요연구가들이 그의 생애 마지막 취입가요로 추정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음반의 뒷면에 ‘어머니는 안 울련다’가 실려 있다. 이 노래는 작사가 ‘반야월 회고록’과 작곡가 ‘박시춘 명작집’에 가사 또는 악보만 전해 오던 가요이다.

쥐면은 부서질까 불면 날을까
눈 구비 얼음 구비 길러낸 아들 하나
사월은 오련만은 너는 왜 못 오는가
아- 나라 위한 낙화 송이 내 아들 장하였다.
이 어미는 안 울련다

바르게 살으리라 배운 그 교훈
세상은 좀이 먹고 겨레는 울부짖어
기어이 터진 가슴 하늘도 아셨나니
아- 네 무덤에 꽃을 심고 명복을 빌어주마
고이고이 잠들어라
-‘어머니는 안 울련다’(반야월 작사 박시춘 작곡 나화랑 편곡)

앞서 소개한 박애경의 ‘어머니는 울지 않으리’와 분위기와 주제가 유사하다. 4․19 혁명 때에 정의와 민주를 위해 능히 생명을 바친 학생의 어머니가 화자가 돼 있다. 애지중지 기른 아들을 혁명 제압의 총탄에 잃은, 어머니의 처절한 심정을 애이불비(哀而不悲)의 기법으로 그려내고 있다. 1절에서 반어적으로 그려지던 아들 잃은 어머니의 비통한 슬픔을 2절에 가서는 고이 명복을 빎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황금심이 불렀다.
원래 박시춘이 작곡했던 이 두 곡은 우여곡절 끝에 작곡가 나화랑의 손에 넘겨져 편곡이 돼 음반 발매된 것으로 보이는데 ‘어머니는 안 울련다’는 지금껏 그 노래를 들어볼 수 없는 작품이었다.

이 고장 출신 작곡가 나화랑의 가요사적 업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이즈음 그가 우리나라의 사회적 쟁점과 역사적 사건에 관련된 가요 보급에도 남다른 실적을 지녔음이 밝혀지고 있어 그 가요사적 의의가 배가되고 있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3년 0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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