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이다, 어버이날이다 해서 챙겨야 할 가족 행사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자식 녀석부터 친정식구, 시댁식구까지 챙겨야하니 두 아이의 엄마로서 그리고 자식으로서 일년 열 두달 중에 가장 바쁜 달이 바로 5월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가정의 달이라고 내 가정 돌보는 데에만 정신이 없었던 것은 아닌가 반성해본다.
얼마전 이혼한 남편이 보호시설로 피신한 전 부인을 끌고 가 폭행한 사건이 발생하였고, 경남 창원에서는 컴퓨터 게임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야구방망이나 아령 등을 이용하여 부인뿐만 아니라 4, 5살된 어린 자녀까지도 상습 폭행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웃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피해 가정들을 지켜봐주었다면 그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요즘 경찰에서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4대 사회악인 학교폭력, 성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 척결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사회악보다도 가정폭력은 가정 내에서 은밀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발견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피해자가 직접 나서서 이야기하지 않으면 그 집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피해자들은 ‘내가 맞을 짓을 했다’라고 여기고 가해자인 남편을 신고하는 것에 죄책감을 갖고 신고하기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이 있고 주변 사람들 역시 ‘가정폭력은 집안일이다’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가정폭력 신고 독려 및 긴급임시조치 등 피해자 보호제도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정폭력의 남의 집일이 아닌 “한 가정을 파탄하는 심각한 범죄문제”라는 사회의 인식 전환과 함께 내 주위 사람들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가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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