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이 학교가방을 매며 “엄마 또 뉴스에 나와요. 아유~ 제발 좀 잘해요!”한다.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에 어린이집 사건들이 쏟아져 나오니 현장에 있는 나로서는 제발이지 이제 그만 나왔으면 싶다. 영아를 너무 심하게 흔들어서 사망했다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먹였다거나, 어린이 학대를 해서 피멍이 심하게 들었다는 등 부끄러운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어떤 분은 노골적으로 “원장님, 효동은 안 그렇지요?”라고 묻거나 학부모들도 ‘우리 원은 괜찮을까’ 조금씩 의심하는 눈초리이다. 지난주엔 원장들이 시청에 가서 아동학대예방교육도 받고 또 각 어린이집 교사들은 아동학대를 안하겠다는 서명까지 해서 제출하기도 했다. 참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왜 이토록 난리일까? 그러다 보니 자연히 교사들은 위축이 되고 원장들도 예민해져서 “우리 선생님들 그동안 잘했지만 좀 더 잘 합시다”라고 몰아세우니 서로 간에 긴장이 쏴아 하게 맴돈다.
앞으로는 또 어린이집 담당공무원에게 사법 경찰권을 줘서 현장에서 바로 적발하고 연행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고까지 하니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는 유아교육현장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우리나라 어린이집 수는 2012년 12월 기준 총 42,527개소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가운데 국공립 2,203개소, 법인 2,313개소, 민간 14,440개소, 가정 22,935개소, 부모협동 113개소, 직장어린이집이 523개소에 이른다.
어린이집 다닐 수 있는 아동의 연령은 0세부터 만 12세까지인데 영아반, 누리반, 초등학교 방과후반 등으로 세분화 할 수 있다. 특히, 누리반은 만 3세에서 5세 아동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똑같이 국가에서 무상교육과정으로 시행하는 누리교육을 받고 있기에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이원화 되어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므로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에서는 유보(유치원과 어린이집)통합 일원화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최근 20년 동안 사회적 변화와 경제성장이 급격히 되면서 갑자기 많은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하게 되고 그로인해 어린이들을 맡길 곳이 여기저기 필요하게 되다보니 우리나라 어린이집 수도 갑자기 양적으로 많은 증가 되었던 건 사실이다. 맞다! 이제는 질적인 향상이 필요한 시점에 온 것 같다. 차근차근 하나하나 꼼꼼하게 점검하고 바로 세울 필요가 있다.
교사자격에 있어서도 더욱더 제대로 된 교육과 교사다운 인성을 갖춘 자를 배출해야 하고 시설도 어린이들이 불편함 없이 제공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교사들이 마음 놓고 대한민국의 꿈나무들을 보육하고 교육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어제 사우나에 갔더니 젊은 할머니 두 분이 이런 이야기를 나눈다. “며느리가 애 키워달라는데 나는 딱 잘라 거절했다. 차라리 밭에 가서 일을 하면 했지 애는 못 보겠더라.” 그만큼 아이 돌보는 일은 힘들다. 아마 공부하는 것 보다, 돈 버는 것 보다 더 힘든 게 아이 키우는 일이 아닐까 싶다. 대한민국이 떠들썩하게 어린이집 뉴스를 내보내는 것은 그만큼 아이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걸 알기 때문이다.
아이 한명 잘 키우면 빌 게이츠가 되는 것이고 아이 한명 제대로 교육하면 오바마가 될 것이고 반기문 사무총장이 될 것인데 그 아이 한 명 한 명이 얼마나 소중한가. 그래서 기본적으로 아이들을 좋아하는 사람만이 어린이집 교사를 할 수 있고 교육관이 투철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길이다.
이 언론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이참에 현장에 있는 교사들은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더욱 참 교사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또한 국가에서도 1%의 잘못을 전체인양 도매금에 몰아붙이지 말고 잘하고 있는 다수의 교사들에게도 겁내지 말고 누가 보든 안 보든 떳떳하게 잘만하면 된다고 안심시켜 주는 것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누가 뭐라 해도 아이들과 함께 있는 이 직업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어린이집 교사들은 가까이에서 보면 가슴 찡할 정도로 힘든 일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차량도 타야 되지, 교실청소도 해야 되지, 아이들 보육과 교육은 물론 학부모상담도 해야 되지, 사무도 봐야 되지……. 사실 아이들 밥 먹이느라 밥숟가락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고 내 밥숟가락은 미처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이들 양치시키고 옷 갈아입히고 먹이고 재우고 가르치고 박봉에 사회적인 따가운 눈초리까지 이러다간 아무도 안한다 할까봐 걱정이 된다.
하지만 힘내자! 다 좋아지려고 하는 것이고 다 잘 해라고 하는 것이니 그동안 그랬듯이 묵묵하게 잘만 하면 알아주지 않겠는가! 어차피 우리는 아이들이 좋아서 이 일을 하고 누가 몰라줘도 내 앞에 있는 아이 한명이 해맑게 웃어줄 때 나의 피로는 풀리지 않던가! 잘 될 것이다. 우리들의 수고를 알아주는 그 날이 분명이 올 것이니 기죽지 말고 힘을 내야겠다. “선세미~” 하며 달려드는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며 힘을 내야겠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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