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i김천신문 |
옹기종기 아파트 베란다 다 차지하고 있던 돌볼 수 없는 항아리들 너희들을 버린다 내 어머니의 손때가 묻어있던 1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숨 쉬던 항아리들 곰팡이가 피어버린 된장, 고추장 땅에서 났으니 땅으로 돌아들 가라 조선간장 반은 바다에서 바는 땅에서 왔지만 먹을 사람 없으니 너도 땅으로 돌아가라 아파트로 오기 전에는 비만 오면 어머니 외출했다가도 부리나케 집 안으로 돌아와 쏜살같이 달려가는 장독대 항아리들 뚜껑 닫기에 정신이 없었는데 췌장암이었다 이미 3기였다 사람은 양수 터뜨리고 나와 추깃물이 되지만 돌아가야 할 곳은 땅, 흙으로 빚은 너희들처럼 내 어머니 땅에서 살다가 땅으로 돌아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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