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i김천신문 |
부부싸움 대판 벌어진 날 엄마는 밥도 안 하고 드러눕고 아빠는 우리를 레스토랑으로 데려갔다 최후의 만찬인양 비싼 음식을 잔뜩 시켰다 분위기 탓인지 나는 고무를 씹는 듯 고기 맛을 느낄 수 없었다 그리곤 아빠는 우리를 차에 태우고 비포장도로를 한참 달려 산속에 내려놓았다 캄캄한 하늘에 별들이 의아한 듯 내려다보고 새들의 울음소리만이 적막을 깨뜨린다 우린 불안한 예감에 서로의 손을 꽉 잡았다 우리를 여기에 버리려는 걸까?  |  | | ⓒ i김천신문 |
“여기가 우리 집을 지을 땅이야 그동안 마음고생 시켜서 미안하다 앞으로 아빠가 술도 줄이고 엄마랑 잘 애기할게” 늘 말이 없고 무뚝뚝한 아빠와 가장 긴 대화를 나눈 밤 바람 한 줄기 나뭇잎을 스치며 아빠의 눈물마냥 내 마음에 스며든다 우리 집에 불어 닥친 된바람도 남실바람 되어 잠잠해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