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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 나이가 어때서

안재영(운곡초 교장)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5년 06월 03일
↑↑ 안재영 교장
ⓒ 김천신문
며칠 전 지인 한 분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이다. 더위에 지처서인지 기운도 없고 해서 링거를 맞는다고 병실에 두어 시간 누워있게 되었는데 휴대폰을 통해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가요 멜로디 신호음이 여기저기서 울리더란다. 쉬고 싶었는데 방해를 받게 되었고 어째 신호음이 대부분 같은 것이라 짜증이 나더라고 했다.

 지난달 어버이날에 우리학교에서는 마을노인회관에서 효 공연을 하였다. 학생들이 동요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내 나이가 어때서’ 악기 연주를 하였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는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심지어 몇 분은 덩실덩실 춤을 추며 좋아하셨다.
요즈음 흥을 돋우는데 이만한 노래도 없는 것 같다. 지난해부터인가, 이 노래가 유행해서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반복해서 틀어 주었다. 심지어 어린 꼬맹이도 ‘내 나이가 어때서’를 흥얼거리는 것을 보면 우습기도 하였다. 

우리나라도 수명이 늘어나 100세 시대가 온다고 한다. 평균수명이 늘어나 여성인 경우 85세가 넘는다고 하니 교통사고 같은 돌연사만 피하면 능히 가능한 일일 것 같다. 이제 환갑을 지낸다는 말은 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런 소리 하다간 70~80세 노인으로부터 “아직 새파란 것이”라며 혼쭐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제 노인정에 가도 70세 할아버지는 주전자 들고 심부름을 해야 하는 나이라고 한다. 노인을 65세 이상에서 70세 이상으로 해야 한다고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그런데 노래는 사랑하기 좀 늦은 나이도 아니고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라고 한다. 그저 무기력한 뒷방 늙은이가 아니고 아직은 뭐든 할 수 있다고 외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몇 년 동안 사랑하기 좋은 나이일까 생각해 보자. 유치원 다닐 때부터 이성 친구가 있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는 아닌 것 같고 사춘기 쯤 첫사랑이 찾아온다고 보면 15세부터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요즈음 60이 코앞인 친구들은 사위 보고 며느리 보는 이야기를 비롯해서 부모님 건강걱정 이야기, 자식 취업 걱정, 노후 준비 같은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몸 어디가 안 좋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이제 집사람 옆에 가도 별 일 없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자기는 거실에 따로 자니 편하다는 친구도 있다. 아니 그래도 한방에 같이 자야 혹시 무슨 일이 생겨도 빨리 발견하게 되어 좋다는 진짜 노인네 같은 이야기를 하는 친구도 있다. 그러니까 이제 이성 동성 구분이 별로 의미 없는 친구도 있으며 누구 말마따나 젓가락 들 힘 있으면 가능하다고 하니 개인차가 있다고 보더라도 이제는  ‘은교’라는 영화에 나오는 노소설가처럼 풋풋한 사랑이 찾아와도 그저 바라보며 마음만으로 느껴야하는 쓸쓸한 세대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 

지난봄 젊은 사람들과 모처럼 노래방에 간 일이 있다. 그때 노래를 부르라고 권하여 노래를 잘 부르지도 못할 뿐 아니라 분위기에 어울리는 노래도 없는 것 같아 노래 곡목이 나와 있는 책을 뒤적이고 있는데 ‘내 나이가 어때서’를 예약하고는 부르라고 하였다. 나는 왠지 그 노래 부르기가 싫어 결국 사양하고 다른 노래를 선곡해 불렀다. 아직 그런 노래를 부를 나이는 아니라는 생각, 뭔가 이 사람들이 나를 동네노인 취급하나 하는 자존심, 적어도 “내 나이가 어때서”하고 굳이 주장하지 않더라도 “아직 내 마음은 늙지 않고 청춘이다”라는 항변도 있었으리라. “내 나이가 어때서”하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것은 역설적으로 뭔가 그렇게 주장해야 남들이 인정해 줄 것 같은 절박한 심정도 내비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생일이 빠른 친구 중에는 60을 넘긴 친구도 있다. 나 역시 60이 코앞이지만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동안 거의 생각도 하지 않았기에 일부러 외면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 우리가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 날은 10년 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친구의 넋두리가 가슴에 와 닿는다. 심각한 지병이 없으며 적어도 걷는데 불편이 없고 가고 싶은 곳에 자동차 운전하여 갈 수 있는 나이를 70정도로 보면 정말 10년 밖에 남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내 나이가 어때서’가 아니다. 내 나이 많이 먹었고 남은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아 앞으로의 10년은 그럭저럭 보낼 시간이 아닌, 내 생애에서 가장 귀중한 시간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루하루 소중하게 보내야 한다. 더 사랑하고 느끼고 나누고 웃어야한다. 어쩌면 내 인생에서 뭔가 더 노력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 마무리 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내 나이가 어때서’를 부르며 에너지를 충전해야 할 것 같다. “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새삼 가사에 공감이 간다. 앞으로는 노래방에 가면 더 이상 사양하지 말고 ‘내 나이가 어때서’를 힘차게 불러야겠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5년 06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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