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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노인의 날, 노인의 행복

김영민(전 김천YMCA 사무총장)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5년 10월 04일
ⓒ 김천신문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는 굵직한 목소리가 단풍의 색깔처럼 들리는 계절입니다. 10월만큼 기념일이 많은 달도 드물지요, 국군의 날, 개천절, 한글날…… 나라전체가 한 마음으로 축하하고 기쁘게 맞는 날입니다. 그런데 10월 2일 노인의 날만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분명 ‘노인을 공경하는 미풍양속을 간직하게 하고 노인 문제에 대한 나라와 국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하여 제정한 날’인데…….

남녀노소, 동양, 서양을 가리지 않고 우리의 삶은 행복을 추구하고 헌법에서 까지 구체적으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하고 있습니다. 또 사람마다 다르지만 건강, 부, 명예, 사랑 등 숱한 모습이 행복의 조건이고 실체이며 추구하는 모습입니다.

이 행복에 대해 에피쿠로스는 ‘행복론’에서 ‘쾌락(기쁨)’이라고 결정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마 27년간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이후 패망한 아테네 시민들의 절망과 굴욕이라는 당시의 상황에서, 신체적·정신적 무력감에서 해방시키기 위한 방식으로 행복의 추구는 ‘쾌락’이라 했음은 지극히 당연한 결론인지 모릅니다. 더구나 그가 추구한 쾌락은 육체적인 내용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이 아니라 마음의 평정 즉 아타락시아를 통해서 가능하고 이것은 개인의 덕성과 탁월함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체의 미혹된 감정, 무지에 의한 공포심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행복에 대해서는 250년이 훨씬 지났지만 미국의 독립선언문을 만든 사람들이 주장한바 “창조주로부터 사람은 같게 태어났고 그로부터 받은 설명이나 이유를 말할 필요가 없는 권리로 생명(삶), 자유, 그리고 행복의 추구”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즉 행복이란 ‘생명과 평화와 같이 꼭 같은 무게의 삶이 핵심’이라고 하겠지요. 다시 말해서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살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인구의 1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노인의 행복은 어디 있습니까? 지난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남윤인순 의원이 제시한 노인실태조사에 의하면 자녀와 동거하는 65세 이상의 노인비율이 1994년 54.7%에서 2004년 38.6%, 그리고 2014년 28.4%로 20년 새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지난해 9월 보건사회 연구원이 전국 65세 이상 노인 1만4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독거노인의 비율이 1994년 13.6%에서 2004년 20.6%, 그리고 2014년 23.0%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2015년 ‘노인의 날’에 노인의 삶과 노인의 행복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 약해지고 있는 육체를 보는 듯 아프기만 합니다.

2009년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소설을 영화한 ‘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서 노인의 행복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1차 세계 대전 말 아기 벤자민 버튼은 80세 외모로 태어납니다. 하여 양로원 현관 앞에 버려지게 되고 그리하여 그곳에서 일하는 퀴니를 엄마로, 그곳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친구로 살아갑니다. 그런데 벤자민은 해가 갈수록 젊어지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12살이 되어 60대 외형을 가지게 된 벤자민은 할머니를 찾아온 6살 나이 그대로인 어린 데이지를 만나고는 데이지의 푸른 눈동자를 영원히 잊을 수 없게 됩니다. 중년이 된 벤자민은 바다를 항해하고 데이지는 뉴욕 무용단에서 활동을 합니다. 그리고 끝없이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 끝에 두 사람은 마침내 ‘스윗 스팟’의 시기를 맞습니다. 서로의 나이가 엇비슷해진 짧은 그 순간을 놓칠 수 없었던 벤자민과 데이지는 불같은 사랑을 나눕니다만 그러나 그는 날마다 젊어지고 그녀는 점점 늙어갑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역노인화과정이라는 기묘한 설정을 통하여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랑의 마음은 젊어지고 육체가 늙어갈수록 사람을 그리워함이 짙어지는 것은 아닐까요? 다른 말로 노인의 날 노인의 행복이란 사람과 사람을 만나게 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의 기억을 진하게 만들어 드리는 시간이 꼭 필요한 날이 아닐까요? ‘행복한 날 하루만이라도’하며 응접실을 마련하는 등 부산을 떨었지만 40여명이 계신 노인복지센터에서 하루 종일 기다려 겨우 두 명을 만나게 한 노인의 날에 괜히 엉뚱한 사람에게 짜증내는 내 모습이 웃깁니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5년 10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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