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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
내년 4월 13일 제20대 총선이 실시된다. 각 선거구에는 국회의원이 되려는 후보들이 경쟁을 하고 있고, 여당과 제1 야당은 공천방식에 관한 논의로 매우 뜨거운 상태다. 각 선거구의 후보들에 대한 최종 선택권은 유권자에게 있다. 국민들은 내년에 좋은 국회가 구성되어서 우리나라의 정치가 성숙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건국 100년을 향하여 가고 있으므로, 이제는 좋은 정치의 서막을 열어야 하지 않겠는가?
정치, 특히 권력자들의 마인드가 정상적이지 못하면 나라가 잘 될 수 없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공자는 제자 자로(子路)가 “정치를 한다면 무엇을 먼저 하겠느냐”고 물었을 때 “반드시 명을 바로 잡겠다(必也正名乎 필야정명호)”라고 말했다. 또 공자는 제나라 경공(景公)이 정치에 대해서 물었을 때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어버이는 어버이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君君, 臣臣, 父父, 子子 군군, 신신, 부부, 자자)”라고 말했다.
공자는 그 이름(名)에 부합한 실제(實)가 있어야 그 이름이 성립한다는 의미로 말했을 것이다. ‘군군(君君)’의 의미 속에서 “임금이 임금답지 못하면 임금이 아니다”라는 의미도 함축되어 있다. 나머지 구절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이름(名)은, 그 이름에 합당한 실(實)이 갖추어져 있을 때에만 비로소 그 이름(名)은 진정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는 것이 정명 개념의 요지이다. 예컨대 ‘임금’이라는 이름의 ‘실’은, 임금이 갖추어야 할 “유능한 통치력”, “위기 대처 능력”, “백성의 복지 향상에 힘씀”따위를 일컫는다. 그래서 어떤 임금이 임금이라는 이름에 합당한 ‘실’을 갖추고 있을 때만 그런 “임금이 임금답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공자의 정명이론으로 인하여 “임금답지 못한 임금”을 향해 “임금답지 못한 임금은 임금이 아니다”는 비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공자의 정명론을 더욱 발전시켜 맹자는 혁명론을 전개했다. 이는 “임금이 임금답지 못할 때는 혁명을 통해 임금도 내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맹자는 주지육림(酒池肉林)의 고사에 나오는 은나라 주왕(紂王)을 처단한 주나라 무왕(武王)은 정의로운 혁명을 한 것으로 옹호했다.
지금은 민주주의의 시대이므로 집권층이 잘못하면 선거로써 심판할 수 있다. 그리고 공자는 그 당시 노(魯)나라의 집권자 중 한 사람인 계강자(季康子)가“백성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겠습니까”라고 물었을 때 “정치는 정도를 걸어 바로잡는 것이다(政者正也). 그대가 솔선하여 정도로 백성을 이끌면(子帥以正 자사이정), 누가 감히 바르지 않겠는가(孰敢不正 숙감부정)”라고 대답했다.
여기에서 공자가 말한 “정자정야(政者正也)”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치(政治)의 정(政)은 바를 정(正)과 회초리로 내리칠 복(攵)이 합해졌다. 그래서 정치는 올바르지 않은 것에 관하여 회초리로 내리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그런 추상(秋霜) 같은 행위를 기대하기에 국민들은 정치인들에게 ‘권력’을 빌려주었을 것이다. 즉 권력자는 직분에 맡는 행위를 하고 정도를 걸어가고, 정도를 걷지 못하는 사람에게 회초리를 들어서 바로 잡아야 할 책무가 있는 것이다.
지금 정치지도자들, 그리고 앞으로 정치지도자가 되려는 후보들은 공자의 정명이론, 정자정야에 관하여 고민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직분에 맡는 행위를 다 했는지, 자신은 회초리를 내려칠 만한 자격이 있는지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제19대 국회의원 중 직책을 사익추구의 도구로 이용하다가 여러 명이 추락했다.
제19대 국회는 나라의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개헌, 각종 개혁입법의 과제, 그리고 선거구획정문제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각 당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생각만 있을 뿐 나라의 미래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일시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나라와 국민들을 위하여 신념을 지키는 정치인은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은 거짓말, 특히 헛된 공약을 남발하여 당선된 후 회초리를 휘두를려고 하는 후보가 없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공자는 “人之生也 直, 罔之生也 幸而免(인지생야 직, 망지생야 행이면)”라고 말했다. 이는 “인간의 삶은 원래 정직한 것이다, 정직하지 않으면서도 살 수 있는 것은 요행히 화를 면하고 있는 것이다”라는 뜻이다. 권력을 가지려고 하는 자는 정정당당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