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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墨子)는 “안거(安居)가 없음이 아니고 자신에게 안심(安心)이 없는 것이고 족재(足財)가 없는 것이 아니고 자신에게 족심(足心)이 없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는 세상에 편히 살 수 있는 곳이 없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의 마음이 편안하고 평온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재물에 부족함을 느끼는 것은 자신의 마음에 재물의 만족을 채우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신라의 고승 원효(元曉)는 장년 시절에 의상과 함께 중국에 유학을 떠났다. 먼 수행 길에 몸도 마음도 지쳐서 어느 산속 무덤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노독에 잠을 깊이 자다가 목이 말라 옆에 있는 물을 맛있게 마시고 편안히 하룻밤을 지냈다. 아침이 되어 일어나 보니 해골이 놓여있고 자기가 마신 물이 해골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원효는 속이 뒤틀리고 토하며 견딜 수가 없었다. 간밤에 마신 물이 더없이 시원하고 목에 갈증을 풀어주어서 평안히 잠을 잘 수 있었던 것이 바로 해골물이었음을 안 원효는 여기서 크게 깨달음을 얻었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고 일체유심을 펼치기 위해 가던 유학도 그만두고 세상을 유랑하면서 불교를 크게 부흥시켰다. 이에 깨우친 말이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이다. 내 마음이 맑으면 세상이 맑게 보이고 마음이 즐거우면 세상도 아름답고 밝은 세상으로 여겨질 것이다. 거꾸로 내 마음이 어지럽고 혼탁하면 주변이 온통 부정적으로 보일 것은 당연하다. 모든 세상일들은 그대로인데도 사람마다 다르게 보이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 상태가 지금 어떠하냐에 좌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한 사물을 두고도 여러 가지 소견이 나오는 것은 사람마다 다양한 시각이 있음이요 그 근저에는 그 사람의 마음상태가 중심을 잡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묵자도 원효대사도 마음이 족하면 개떡 같은 세상도 살만하게 보일 것이고 내 마음이 불만 속에 차 있으면 세상이 다 풍족해도 부정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내가 사는 세상, 나의 주변이 혼탁하고 부족해서 내가 부정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의 마음이 늘 만족하지 못하고 내가 불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상을 불평하고 탓하는 것 아닌가. 나를 먼저 돌아보고 자신을 수양함이 먼저라는 사실을 앞세우고 내 자신을 돌아보는 자세는 내 인생관을 바로하고 올바른 세계관을 기르는 첩경이 될 줄 믿는다. 먼저 남 탓하기보다는 내 탓이었음을 생각하고 나를 돌아보는 자세야말로 자기 수양이 이뤄지고 이로 인해 주변이 변하고 세상이 바뀐다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원리와도 통한다. ‘모든 것이 내 탓이요’ 하는 마음도 일맥상통하는 생각이다. 내가 바로 서고 내 마음이 긍정적일 때 세상이 바로 보이고 판단도 바로 서고 세상의 시시비비도 올바로 보일 것은 당연지사다. 내 마음이 구부러졌다면 곧은 세상을 굽게 보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사람은 가끔 수양을 통하여 덕도 쌓고 좋은 음악으로, 혹은 기도로 마음을 순화함으로 정신의 풍요를 통하여 자신을 족하게 해야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이 아름다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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