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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단평-여전히 종북이 블랙홀인 사회

이명재(덕천성결교회 목사, 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 자문위원)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6년 09월 12일

ⓒ 김천신문
나라가 혼란스럽습니다
. 국가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나라를 염려해야 하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 김천은 그 정도가 더 합니다. '사드'라는 요물 때문입니다. 김천의 코밑인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 CC에 사드가 배치될 것이라는 소식은 김천 시민의 마음을 할퀴어 놓고 있습니다.


어제(911)22일째 촛불이 김천에서 타 올랐습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한 치 흐트러짐 없이 촛불을 들고 사드 반대를 외치는 시민들의 함성을 정부는 외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자발적으로 참석해서 마음을 합하는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헤아려 들어야 합니다. 고사리 손을 붙들고 오는 젊은 엄마들, 농사일을 마치고 달려온 구릿빛 어른들의 수심어린 얼굴에서 진정성을 읽습니다.


촛불 집회가 회를 반복하자 정부의 방해가 여러 가지로 감지됩니다. 정보기관과 국방부 관련 사람들이 마을마다 찾아다니며 전방위 선무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은 듣는 이를 우울하게 만듭니다. 그것은 유신 독재 때에 흔히 써 먹던 방식입니다. 세계는 급변하는데, 대한민국은 자꾸 옛날로 되돌아가는 듯해 안타깝습니다.


이런 것도 있습니다. 사드 반대 싸움을 종북으로 매도하며 희희낙락하는 사람들 말입니다. 우리는 동족상잔이란 특수한 경험을 지닌 민족입니다. 아직도 남북으로 나뉜 아픔을 갖고 있는 슬픈 민족입니다. 동족을 가상 적으로 상정하고 대립과 반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레드 콤플렉스(Red Complex)'는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심하게 제어해왔습니다.


'레드 컴플렉스'가 요즘은 '종북'이란 말로 둔갑하여 우리의 삶을 결박하고 있습니다. '종북(從北)'은 북한을 추종한다는 뜻인 것 같은데, 글세 대명천지 대한민국에서 이런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이 종북은 정의와 진리 또 그것의 기초가 되는 사랑까지도 한 방에 날려버리는 무기가 되고 있습니다. 사고(思考)를 초토화시키는 핵폭탄이라고나 할까요. 불의한 정권은 이것을 통치의 수단으로 애용하기도 합니다.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여 평화롭게 진행되는 촛불 집회도 가만 두지 않습니다. 좌파 종북주의자들이 집회를 배후 조종하고 있다는 뚱딴지같은 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단언컨대 이런 것이야 말로 저급한 유언비어 내지 괴담입니다. 사드 반대를 외치는 순수한 시민들을 욕보이려는 불순한 의도에서 나온 말입니다. 이런 상식 이하의 비언(飛言)으로 사드 싸움의 대의를 헝클어 놓아서는 안 됩니다. 자살골 넣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으로도 사드의 폐해는 심각합니다. 첫째는 사드에 내장되어 있는 고성능 레이더(AN/TPY-2)에서 나오는 전자파로 입는 피해입니다. 이것은 정부에서 말하는 '괴담'이 아니라 사드 제작사 록히드마틴에서 만든 제품 설명서에 나와 있는 내용입니다. 그것을 토대로 작성한 미 육군 실습교재에 기록되어 있는 것입니다. 사드 배치 인근 지역에서 극력 반대하는 이유를 반대를 위한 반대로 치부해서는 안 될 일이지요.


둘째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동아시아의 군사력 균형을 깨뜨려 전쟁의 위험성을 제고시킨다는 것입니다. 사드의 기능이 북핵 방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극동 러시아의 군사 기지 탐지에 있다는 것은 미 당국자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드는 미국의 세계 지배 전략인 MD(Missile Defense) 체제의 일환인 것입니다.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사드'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습니다.


지금은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세계가 양분되어 있는 냉전의 시대가 아닙니다. 자국의 이익에 따라 국제 관계가 재편되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유명한 명제가 있잖아요. '국제 관계에서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 다만 국가의 이익이 있을 뿐이다.'라는. 이것은 주체적 국가 운영관과도 이어지는 말이 됩니다. 우방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바람을 먼저 생각하는 국가 지도자를 기대하게 되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사드는 이념 위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각자 갖고 있는 이념은 다를 수 있습니다. 사드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인체에 해롭고 전쟁의 위험성을 높여 국가 안위를 더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보수적 관점의 전문가들도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전자파와 핵미사일은 사람을 구분하여 작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김천 시민이면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사드 배치 반대에 힘을 모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레드 콤플렉스, 종북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블랙홀입니다. 모든 것을 빨아들여 무화시켜 버리는. 여기서 자유로워질 때가 그 언제일까요. 사드 반대 싸움이 그 시발점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은 큰 목표 앞에서 작은 차이를 극복하는 것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6년 0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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