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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구름도 자고 가는 바람도 쉬어 가는 추풍령

민경탁(시인·경북대평생교육원 외래강사)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6년 10월 17일
ⓒ 김천신문
   “저 추풍령을 넘어야만 대전이 있고 서울이 있지 않니?/ 우리는 지금 인생의 추풍령을 넘고 있는 게다./ 인생의 추풍령이 험할량이면 어찌 저 경부선 추풍령에 비하겠냐만, …… 경부선 추풍령은 한 고개 넘지만 인생의 추풍령은 백 고개, 천 고개라.”
    
  영화 ‘추풍령’(1965)에서 주인공 춘보(김진규 역)가 추풍령을 바라보며 아들에게 하는 말이다. 영화는 추풍령을 배경으로 한 철로 선로반원 가족의 성공담을 전한다. 3대째 추풍령역 선로반원을 하고 있는 춘보는 아들에게만은 선로수 직업을 안 물려주기 위해 온갖 고생을 다 하며 대학교육을 시킨다. 가정교사, 카바레 밴드 연주자 등으로 고학하여 천신만고 끝에 대학을 졸업한 아들은 철도국 간부직에 임명되어 아버지가 근무하는 추풍령역을 찾아온다는 스토리이다. 

  영화 중에는 김천의 중학교, 시가지, 옷가게, 병원이 등장한다. 영화 촬영캠프가 김천시내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영화의 90%를 김천역-직지사역-추풍령역에 이르는 경부선 철로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본격적인 철도영화이다. 중학생 시절에 “감독 전범성, 주연배우 이경희”란 플래카드를 단 촬영차량이 김천시내를 누비던 광경을 기억한다. 제5회 대종상 조연상(배우 최남현) 수상작, 제15회 베를린영화제 출품작이었다.

  가요 ‘추풍령’은 이 영화의 주제가이다. 시나리오를 쓰고 직접 메가폰을 잡은 전범성이 작사, 백영호가 작곡, 가수 남상규가 불렀다. 영화 속에서 희극배우 배삼룡이 ‘전국신인가수 선발 노래자랑’을 진행하는데 20대의 한 응모자(나훈아 역)가 심사위원 백영호 앞에서 이 노래를 부른다. 가요 ‘추풍령’은 영화와 함께 1965년 지구레코드공사에서 발매, 19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과 맞물려 추풍령의 지명도를 업그레이드시키며 명곡으로 부상하였다. 이렇듯 추풍령은 영화와 가요 속에서, 수없는 고비를 넘어야하는 우리네 인생노정을 상징한다. 남상규 가수가 김천에서 ‘추풍령가요제’를 개최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김천시에서 이를 거절, 지금 영동군에서 매년 추풍령가요제를 열고 있다.

  추풍령은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이 나뉘어지는, 김천 봉산면과 영동의 추풍령면 경계에 있는 고개. 예로부터 영남지방과 중부지방의 물자와 문화가 교류하는 고개. 지방도, 4호선국도, 경부철도가 밀착해 뻗어있는 교통의 요지이다. 임지왜란 때에는 군사적 요충지로서 의병장 장지현이 적을 요격하다가 장렬히 전사한 곳이다. 추풍령면에 그의 사당이 있다. 추풍령은 한반도 중부의 지맥으로서 자연환경과 생태축의 핵심지이기도 하다. 단절된 생태축 복원을 위해 2017년 말까지 생태통로를 설치, 완공한다고 한다. 이 사업이 완성되면 2018년부터 각종 생태환경 프로그램이 운영될 것이다.

  문화예술이 삶의 만족에 깊이 개입하는 시대이다. 문화융성을 부르짖으며 정부와 지자체가 문화콘텐츠사업에 기치를 내걸고 있다. 문화예술콘텐츠는 스토리텔링을 소유하고 있어야하는데, 추풍령 관련 스토리는 교통에, 지리에, 영화에, 가요에 깊숙이 들앉아 있다. 1970년 경부고속국도 개통 때 생긴 추풍령휴게소는 김천에 속해 있다. 1991년부터 영동군은 황금면을 추풍령면으로 개칭하여 쓰고 있다.
  이야기가 살아 움직이는 관광지 김천을 위하여 교통과 역사와 지리, 문화에 내재된 가치를 되살리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김천은 추풍령에 더 애정을 쏟아야 한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6년 10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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