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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박근혜 대통령에게 맑은 기는 있었을까?

김용대 변호사
(경상북도공직자윤리위원장·한국자유총연맹김천시지회장)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6년 11월 29일
 
ⓒ 김천신문
조선 성종은 원래 왕이 될 수 없는 운명이었다. 아버지는 세자였지만 그는 둘째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세자 때 죽는 바람에 숙부가 예종으로 즉위했지만 예종이 1년 만에 급사하는 바람에 장인 한명회 등 훈구파의 도움으로 왕이 될 수 있었다.

 성종은 형 월산대군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성종은 경국대전을 편찬하는 등으로 유교의 통치질서를 확립했다. 이것은 조선건국 후 약 100년만의 일이다. 그는 왕권과 신권이 조화를 이루는 체제를 만들고 선비(사림파)들을 많이 등용했다. 김천을 처가로 둔 점필재 김종직, 김천 봉산면이 고향인 매계 조위 선생은 성종의 총애를 받았다.
 그런데 성종의 아들 연산군은 아버지가 만든 질서를 파괴해 버렸다.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의 선비들을 잔인하게 숙청하고 독재했다. 그는 12년 만에 반정으로 몰락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는 55년 전에 5·16쿠데타(혁명)로 권력을 잡았다. 그는 쿠데타의 악업을 씻으려고 인재를 등용하고 나라를 근대화시켰지만 인권을 탄압한 독재자의 오명을 쓰고 18년 만에 몰락했다. 그가 10월 유신을 하지 않고 물러났다면 국부급으로 칭송받았을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박정희 시대가 만들지 못했던 민주주의의 역사도 만들었다. 60년 4·19혁명,  87년 6·10항쟁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다.

 어느 스님은 10여년 전에 우리나라에 ‘여미륵(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것을 예언했다. 그리고 당시 박근혜 의원에 대하여 선덕여왕의 상을 봤고 맑고 밝은 기가 있다고 말했다. 선덕여왕은 신라 최초의 여왕으로 김춘추, 김유신 등 비주류의  인재를 등용하여 삼국통일의 기초를 닦았다.

 4년 전 추운 겨울날 박근혜 대통령은 직선제 대통령 선거역사상 가장 많은 표로 당선되었다. 국민들은 박 대통령이 아버지의 유신독재에 대한 콤플렉스 씻어 버리기 위해서 모성의 리더십으로 통합의 새 시대를 열고 남북통일의 기초를 닦을 것으로 기대했다. 부모와 국가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기 위해서 헌신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원칙과 신뢰, 통합, 그리고 창조를 말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40년간 이어온 최태민, 최순실의 인연에 집착해 5,000만 국민의 믿음과 역사의 책임을 저버렸다. 헌법과 법률이 규정하는 대통령의 통치규범을 파괴했다. 그동안 박 대통령은 오염된 권력을 행사했던 것이다. 최순실은 박 대통령 뒤에 숨어서 대포폰으로 세계 10위권의 우리 정부 관료들과 대기업을 농락했다. 박 대통령은 검찰에 의하여 ‘최순실의 공범’으로 입건되었지만 수사를 거부하고 오히려 검찰을 강하게 비난했다. 국민들은 촛불로 분노를 달래고 국회는 탄핵의 칼을 뽑아 들었다. 박 대통령은 29일 3차 사과를 했지만 그것으로 국민의 분노를 잠재울 수는 없을 것이다.

 연산군이 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유교적 통치구조를 파괴한 것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가 이룩한 근대화와 국민들이 만든 민주주의를 파괴한 것이 무엇이 다른가!
 연산군은 사화를 통해서 수백명의 선비들을 죽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2년 전 세월호가 침몰했을 때 어린 학생 등 300여명이 죽었지만 7시간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2년 전 십상시 문건이 폭로되었을 때 경찰관 한 명은 권력이 두려워 자살했다. 국민들이 세월호 7시간에 관하여 많은 의혹을 제기했지만 박 대통령은 현재까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얼마나 오만한 태도인가?

 어둠 속에서 난무했던 연산군의 왕권만큼이나 박근혜 대통령의 권력은 어둡게 행사되지 않았는가! 박 대통령은 민주주의 시대의 새 인물은 쳐다보지 않고 아버지 시대의 훈신들을 등용하지 않았는가! 연산군은 왕권을 즐기기 위해서 전국의 미인들, 즉 흥청(興淸)을 뽑았다. 흥청은 맑은 기를 북돋아 준다는 뜻이다. 연산군은 흥청 미인들과 향연을 즐겼다.

 그는 기를 맑게 했을지 모르지만 패륜을 자행했다. 정치는 내시 김자원에게 맡겼다. 연산군은 신하들에게는 신언패(愼言牌)를 착용하게 하고 말을 하지 못하게 했다. 박 대통령은 대면보고를 받지 않으므로 장관, 수석비서관 등은 대통령에게 말을 할 수가 없고 대통령을 두려워할 뿐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무녀 같은 최순실에게 국정을 대폭 맡기고 영생을 누리려고 태반주사, 비타민 주사 등 약물을 가까이 한 것일까? 부모로부터 맑은 기를 물려받기는 했던 것일까? 박 대통령은 과오에 대하여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여러 가지 거짓말을 했다. 그는 최고 권력은 무치(無恥)하고 선의(善意)라고 포장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일까? 우리 국민들은 맹목적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그 지지세력을 믿었던 것을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그래서 촛불을 들고 국민주권주의를 외치고 있다.

 우리는 지금 구시대적 어두운 권력이 아닌 인간의 존엄과 가치, 자유와 평등의 헌법정신에 토대를 둔 밝고 투명한 권력을 원하고 있다. 지역구도로 분열된 정치구조, 냉전적 사고, 재벌의 독점적 구조 등 어두운 구체제는 이제 종언을 고할 때가 되었다.

 박 대통령이 자초한 탄핵, 특별검사 수사 등 모든 절차가 정의롭게 진행되고 최순실과 관련된 자들을 모두 엄단하여야 한다. 그래서 권력과 책임의 크기에 관하여 확실하게 깨닫게 해야 한다. 이것이 성공하면 우리는 새로운 나라의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는 우리들이 병신년 가을 국화꽃 필 무렵 제 18대 박근혜 대통령 때문에 창조적인 민주주의 학습을 했다고 말해야 하지 않겠는가?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6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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