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김천신문 |
2015년은 통계청이 조사하기 시작한 이후 ‘우리나라의 엥겔계수가 13.8%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합니다(2015.3. jtbc) 일반적으로 엥겔계수란 가계의 소비지출에서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에 대한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소득이 높을수록 엥겔계수는 낮아지고 소득이 낮을수록 엥겔계수가 높아지는 경향을 나타냅니다. 다시 말해서 엥겔지수의 높낮이는 부자와 가난한 나라를 보여주는 실체적인 수치이고 낮아진 엥겔 수치 만큼이나 살기가 좋아졌다는 말이 되지요. 그러나 숫자로 보여지는 모습이 바로 현실적인 살림살이를 그대로를 표현한다고 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점이 있습니다만 2014년도 우리나라의 가구당 월 평균 소비지출은 255만 1천원이고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에 대한 지출은 35만 1천원으로 역대 최저인 것만은 틀림이 없습니다. 여기서 첫 의문입니다. 선진국(다른 말로 잘 사는 나라들)이라면 낮은 엥겔계수를 자랑하고 낮아질수록 좋은 것이라는 데요. 그 만큼 우리나라는 살기가 좋아졌다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결코 아닙니다. 이유인즉 소비자물가가 전년대비 1.3% 올랐는 데 반해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 물가는 0.3% 오르는 데 그쳤고 특히 식료품 가격의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낮았던 게 바로 엥겔계수가 하락한 이유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다른 물가 상승에 비해 식 음료 물가의 상승이 낮아 그 계수는 낮아진 것으로 일반적인 타 상품(의류, 다른 소비생활)이나 생활비가 많아져서 엥겔 계수가 낮아진 것이 아니라는 말씀이지요. 이는 디플레이션으로 유도되어 물가가 계속 하락하면 장기적으로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있다는 소위 ‘D의 공포’가 나타나면서 이를 극복하려면 소비를 늘려야 하는데 정부가 아무 대책이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고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혹은 그보다 더 힘들게 받아들여야하지 않는지 걱정을 할 수 밖에 없는 수치입니다. 또 이런 뉴스가 있습니다. 식품경제뉴스는 ‘日 미식취미 늘어 엥겔계수 29년만에 최고, 부유층부터 저소득층까지 식비 증가’라는 제목의 소식을 알려왔습니다(2017.2) 내용인즉 ‘일본의 지난해 엥겔계수가 1987년 이후 2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현지 매체 ZUU가 보도한 것입니다. 달리말하자면 엥겔계수 상승이 가지는 빈곤의 의미가 ‘음식판매 형태의 다양화와 관련 TV 프로그램, 인터넷 사이트 등이 증가하면서 음식의 레저화 및 엔터테인먼트화가 진행되면서 소비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결국 지금의 엥겔지수는 빈곤율과 무관한 수치라고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두 번째 의문입니다. 기사에서 말하는 ‘엥겔계수 상승을 결코 불황에 따라 소득이 줄어 소비자들이 빈곤해졌기 때문으로 볼 수는 없다’는 분석이 정말인지요? 그렇습니다. 진실로 그러합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2016년도 1~11월 평균 소비 지출은 27만8888엔(약 28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 줄었으나 식량 지출은 7만1603엔으로 1.8% 증가’했는데 이는 가계의 빈곤 때문이 아니라 개인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말입니다. 실제로 아사히TV에서 5개의 요리 관련 프로그램이 방송중이고 TV마다 앞을 다투어 음식에 대한 프로그램 편성이 열을 올린다는 것입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종편 및 상업방송이 그렇고 요리사(쉐프?)가 인기 탈렌트의 반열에 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일본 노무라 종합 연구소가 실시하고 있는 ‘생활자 1만 명 설문조사’ 결과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싶은 품목은?’이라는 질문에 ‘식료품’ ‘외식’ ‘교제비’를 꼽는 응답 비율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이나 ‘길거리잡지, 패션잡지는 물론 비즈니스잡지나 시사주간지 같은 매체까지 미식가 페이지를 배정’하고 ‘편의점에 비치한 만화도 음식물 주제가 늘고 있다’는 것은 음식문화를 통한 지출의(소비의) 확대로 전술한 D공포의 문제를 해결해 가고 있으며 장기 경기 침체라는 악제를 맞는 나라들의 궁극적인 해답으로 제시되는 상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