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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시단- 연화지의 봄밤

이복희(구미 거주 출향 수필가)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7년 04월 04일
ⓒ 김천신문
조선의 풍류객 술잔 기울이며
절로 시흥 일던 봉황대 처마 밑
편액은 어디로 가고
벚꽃 활자만 바람에 휘날린다
 
한글과 알파벳에 익숙한 내가
지는 꽃잎의 초서체를
‘흐느적흐느적’이라고 읽으니
가로등은 휘황한 눈을 뜨고
불안한 봄밤의 불을 지핀다
 
낙화에게도 꿈이 있다면
몇 백 년 거스른 그날의 시구(詩句)에서
봉황의 날갯짓을 읽는 것
 
굴렁쇠 같은 못 둘레가 점점 좁혀지다가
봉황이 내쉬는 큰 한숨의 침묵을 뚫고
오늘 나, 승천을 꿈꾸는 것
언제까지나 솔개일 수밖에 없음에
설화 속 봄밤은 오늘까지 아득하다
 
김천시 교동 820번지의 연화지는
아직도 비워지지 않는
풍류객의 술잔이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7년 04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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