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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희미해져가는 가족의 의미를 일깨우고 전국 연극인들의 창작의욕을 북돋우고자 시작된 김천국제가족연극제가 올해로 15회를 맞았다.
그동안 김천국제가족연극제는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 관계자들의 노고를 바탕으로 내실을 다지면서 명실상부한 전국 최고 권위의 연극 대전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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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자! 놀자! 즐기자!’란 슬로건으로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10일 간 열린 제15회 김천국제가족연극제에는 13개 경연작품 외 국내·외 초청작 등 총 25개 작품이 57회 공연됐다.
이번 연극제는 가족의 소중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수준 높은 가족연극 전문극단의 경연을 비롯해 높은 작품성으로 전국적인 호평을 받고 있는 연극을 초청 공연해 연극제의 질을 한 단계 높였다. 연극·뮤지컬·인형극은 물론 무언극·음악극·가면극·혼합극과 마술 등의 퍼포먼스를 선보여 다양한 장르와 친근함을 주는 작품들이 공연됐으며 특히 지역 학생들이 직접 공연에 참여함으로써 소중한 기회를 접할 수 있어 더 뜻깊은 축제가 됐다.
또한 국제연극제의 명성에 걸맞게 지난해에 비해 2개 팀이 많은 6개 외국팀의 초청공연이 마련됐으며 연극저변 확산을 위한 학생연극페스티벌, 연기콘테스트 등이 열렸고 야외공연장에서는 풍악광대놀이, 팝스오케스트라, BJ패밀리, 레인보우쇼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가 펼쳐졌다.
가족연극제가 열리는 10일 간은 그야말로 김천이 ‘한 여름 축제의 장’이 돼 볼거리, 즐길거리, 체험거리가 다채롭게 열려 연극제를 찾은 2만여 관람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상향평준화 된 13개 경연작
심사위원장인 심재민 경기대 교수는 심사평을 통해 “올해 대회 경연작들은 예년에 비해 고른 수준을 보이는 등 상향평준화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단순히 교훈을 강요하는 이야기 형식에서 벗어나 관객의 (연극)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함으로써 공연의 공동 생산자로 만드는 등 현대 연극 형식을 대폭 활용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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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98개 공모작 중 엄정한 서류심사와 인터뷰 심사를 거친 13편의 본선 참가팀이 쟁쟁한 경쟁을 펼친 경연 부문에서는 신화 속 이야기를 다룬 가족극인 극단 ‘이야기꾼의 책공연’이 출품한 ‘별별왕’이 대상과 연출상(윤희균)을 차지했으며 연기자 박도현씨가 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금상은 퓨전인형극 콘서트로 펼쳐진 전통연예단 마중물의 ‘동구의 고무신’이 차지했으며 주인공 ‘동구’역의 이성희씨가 최우수연기상, ‘엄마’역의 진유리씨가 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극단 고리의 ‘오즈의 마법사’가 은상, 극단 야의 ‘보석같은 이야기’와 극단 가변의 ‘벌레가 열중하는 것’이 각각 동상을 받았다. 이밖에 ‘벌레가 열중하는 것’이 무대미술상, ‘보석같은 이야기’의 연기자 신아름씨가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이번 연극제의 공연티켓 판매현황은 전체좌석 8천36석 중 6천31석으로 평균객석점유율은 최종 75%로 집계됐다. 공연장별 객석점유율은 대공연장 3천548석 중 2천697석으로 76%, 소공연장 2천688석 중 1천976석 73%, 뫼가람소극장 1천800석 중 1천358석 판매로 75%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부모를 동반한 어린이와 청소년이 관객의 주축을 이뤘으며 특히 김천혁신도시 공기업 직원 가족의 참여가 눈에 띌 정도로 늘었다는 게 주최 측의 전언이다.
다양한 국·내외초청공연
이번 연극제에는 경연작 외에도 국내 초청작 4개 작품, 해외초청작 6개 작품이 총 30회 공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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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식에서는 사단법인 하늘에의 ‘17세’가 무료 공연으로 관객을 맞았으며 폐막식에는 세계적인 공연예술축제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에서 세계의 공연예술 관계자들과 관객들로부터 호평 받은 극단 하땅세의 ‘오버코트’가 무대 위에서 쉴 틈 없이 펼쳐지는 마법 같은 스크린 아트로 호기심 많은 어린이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밖에도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의 ‘앤’이 ‘빨간머리앤’을 각색한 이야기로 청소년은 물론 부모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켰으며 퍼포머 준의 레인보우쇼도 펼쳐졌다. 일본스타일의 마술을 보여준 ‘매직-이주마’ 에서는 여자마술사로 홍콩, 마카오, 태국, 중국, 인도와 한국 등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주마씨가 관객들에게 아름답고 환상적인 마술의 세계를 펼쳐보였다. 또 다른 일본공연인 ‘낸도-맨’은 관객들의 참여로 찰흙 예술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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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츄테우의 고향’은 주인공 츄테우의 고향에서 펼쳐지는 베트남 이야기를 다룬 수중인형극으로 물의 파장이 조명 및 전통음악과 어우러져 오리엔탈리즘의 환상적인 느낌을 선사했다. 스페인은 3편의 공연을 마련했다. 일러스트, 음악, 특수효과가 어우러진 종합예술퍼포먼스 ‘2062’, 3명의 곡예사가 보여주는 무언의 서커스 ‘불청객’, 다양한 예술적 기법을 접목해 관객 앞에서 라이브로 만들어지는 한편의 영화 같은 ‘줌우즈’ 가 공연됐다.
김천신일초·성의여고 학생들의 연극 참여
이번 연극제에는 지역 학생들이 직접 공연에 참여해 그 의미를 더했다.
성의여고 연극부 ‘액코백’이 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도시락 속 머리칼’을 2회 무대에 올렸으며 신일초 연극부 ‘연·끼’는 뫼가람소극장에서 ‘친(親)백설공주’를 2회 공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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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여고 학생들은 1970년대 부모세대의 학창시절을 재미있게 재연한 연극을 통해 가족 간의 소통을 이끌어내며 상업적이고 비인간적으로 변해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삶에 따뜻한 온기를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병남 교사가 지도하고 유다설 학생이 연출한 이번 연극 ‘도시락 속 머리칼’은 가족과 친구의 정을 가슴 따뜻하게 그려내는 한편 지루하지 않게 코믹스런 남장연기를 삽입해 감동은 물론 재미까지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또한 학생들의 성인연기자 못지않은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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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초 학생들은 동화 백설공주를 현대적으로 각색해 학교폭력을 다룬 연극을 통해 학교폭력의 정의와 대응방법, 대책 등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이들 두 편의 연극이 학생연극의 불모지인 김천에 희망의 싹을 틔워 연극제 홍보대사인 김천출신 뮤지컬 배우 이태원씨를 능가하는 많은 연극인들을 배출할 날이 머지않길 바래본다.
한여름밤의 문화로 자리 잡은 야외공연
김천연극제는 각종 부대행사에서도 ‘범시민 축제’임을 입증하듯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열린 ‘학생연극페스티벌’과 ‘연기 콘테스트’에 참가자의 열기가 넘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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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밤의 페스티벌’이 열린 김천문화예술회관 야외무대는 매일 시민으로 가득 찼다. 특히 야외공연장에서 매일 밤 9시에 열린 한여름밤의 페스티벌은 무더운 여름날씨 속에서도 빈자리 없이 성황을 이뤄 하나의 문화콘텐츠로 자리를 잡았다.
이밖에 다양한 부대행사로 학술세미나, 해외연출가 워크숍, 사회공헌 프로그램, 로봇경진대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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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연극제 성장밑바탕은 ‘가족의 힘’
연극제관계자는 “가족연극제의 성장밑바탕은 가족의 힘”이라며 “전회와 비교해 보면 공연을 관람하면서 서로가 한 공간에서 함께 즐기며 공통된 유대감으로 함께하면 더 즐겁고 행복하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자리 잡았다”고 평하고 “이렇게 아이들이 성장해가듯 가족연극제도 해가 갈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곁에서 묵묵히 지켜봐준 우리 모두가 한 가족”이라 말했다.
어린 시절 접한 좋은 공연 한 편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문화 예술적 감성을 키우고 소중한 추억을 선사하는데 더 없이 좋은 경험이 된다.
김천국제가족연극제가 사회공동체의 근본인 가족을 통해 같이 놀고, 즐길 수 있는 건강한 가족문화의 뿌리를 만들어나가며 나아가 건강한 사회문화조성에도 그 역할을 해내길 기대해본다.
김민성 취재부장(tiffany-m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