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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시각장애인을 위한 올바른 길을 만들어주세요”

경북시각장애인연합회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7년 09월 28일

↑↑ T자분기점 바람직하지 않은 설치예
ⓒ 김천신문
↑↑ T자분기점 바람직한 설치예
ⓒ 김천신문
“
사흘만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밤이 아침으로 바뀌는 기적을, 사람들이 오가는 평범한 거리를 보고 싶다”

헬렌 켈러의 유명한 말이다. 눈이 멀쩡한 사람은 손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이지만, 시각장애인에게는 얼마나 간절한 장면들인지 새삼 놀라게 된다. 만약 비장애인들이 사흘만 시력을 잃어본다면 어떨까. 그제야 그동안 얼마나 많은 편의를 누려왔으며 장애인들의 불편을 외면해왔는지 깨닫게 될지도 모르겠다.

리처드 후버 박사가 시각장애인이 걸을 수 있도록 교육하기 위해 제작한 ‘흰 지팡이’는 ‘시각장애인의 사회적 보호와 안전 보장, 자립’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2017년 10월 20일 경상북도 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주관하는 ‘흰 지팡이의 날’ 행사를 앞두고 시각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한 관심의 재조명이 필요한 이유다.

- 20년간 제자리걸음

1998년에 제정된 장애인·노인·임산부 등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시각장애인 혼자서는 외출 한번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시각장애인용 안전유도블록(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들의 보행편의를 위해 반드시 설치되어야 하지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무관심으로 인해 갈 길을 잃어가고 있다.

현재 경상북도 내 안전유도블록은 약 70%가 미설치되었고, 그나마 설치된 30%마저도 대부분 무용지물이다. 우선 원칙에 따르면 횡단보도를 비롯해 버스승강장, 지하철 입구에는 점자블록을 우선적으로 설치하게 되어있다. 하지만 지하철이 없어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경상북도에서 버스 승강장이나 택시 승강장에 설치된 점자블록을 찾아보기는 무척 힘들었다. 설치된 점자블록 역시 세심한 배려가 아니라 대충 눈가림용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규정에 미달된 크기의 제품을 사용하거나, 고강도의 콘크리트제가 아닌 재질을 사용하여 돌출부의 마모 및 노후화로 인해 일반 보도블록과 구별이 힘들기도 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설치 자체가 잘못되어 안전유도블록을 따라 걷다보면 장애물을 만나거나 막혀있는 것이다. 더욱이 횡단보도로 안내해야할 유도블록이 도로방향을 가리키는 곳도 있어 국가가 시각장애인들을 죽음의 길로 내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믿고 의지한 채 걸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할 안전유도블록이 이토록 엉망인 일이 빈번하다면 시각장애인들은 결국 보행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가까운 지역인 대구광역시만 살펴보아도 안전유도블록 설치율이 95%이상으로 판단된다. 다른 지역들은 이렇듯 장애인들의 이동권 및 편의성을 배려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경상북도는 배려와 발전은커녕 오히려 낙후되어가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최근 들어 경상북도 내 안전유도블록의 설치가 예전에 비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설치규정 및 설치방법을 정확히 모르고 있어 아직까지 형식적으로 일부분만 시공이 되거나 잘못 시공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형식적 시공으로 생색은 그만, 규정 지킨 시공필요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하는 안전유도블록은 점형블록과 유도블록으로 나뉜다. 점형블록은 보행점, 분기점, 위험한 장소나 위험요소를 사전에 알리기 위해 설치되고 유도블록은 이동에 있어 지팡이나 발바닥의 촉감 등을 활용하여 가고자하는 방향을 감지할 수 있게 도움을 주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잘못된 시공은 시각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혼선을 주고 위험을 발생시키며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에 대해 신동현(경북시각장애인연합회 편의시설증진센터) 본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시각장애인의 편의시설인 안전유도블록을 모니터링한 결과 횡단보도엔 형식적으로만 시공되어있고, 버스정류장에는 점자블록이 없어 시각장애인에게 되례 혼란을 주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러므로 설계단계에서부터 시공 시까지 본 연합회의 편의시설증진센터와 사전에 협의 하여주시면, 무상으로 점검하여 준공 시 잘못 설치된 시설물로 인하여 재시공 또는 시각장애인에게 혼선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할 수 있다. 올바른 시공을 해야 시각장애인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도시로 탈바꿈되지 않겠냐”는 의견을 내비쳤다.

현재 설치되어 있는 안전유도블록의 실태를 파악해보면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되기보단 오히려 많은 위험요소를 안고 있어 전면적인 재검토 및 재정비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보도의 정비 및 보수에 있어 관계기관 또는 지자체들의 인식개선이 먼저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 모두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올바른 시공을 하고 기존의 안전유도블록을 정비해 나가서, 시각장애인들의 미래와 더불어 살기 좋은 경상북도로 발전해 나아가길 기대해 본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7년 09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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