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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 칼럼- 커피공화국 잡학사전

백승한(수필가·순천제일대 식생활과 교수)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8년 06월 24일
ⓒ 김천신문
지난해 커피시장 규모는 11조7천400억 원으로 전년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대한민국 국민이 1년 동안 마신 커피는 265억 잔으로 1인당 평균 512잔의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 과히 커피공화국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다.

여러 자료를 종합해 볼 때 우리나라에 커피가 최초로 들어 온 때는 19세기 말이며 왕실을 중심으로 마시다가 손탁호텔이 개업하면서 일반인들도 맛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커피하면 연관되는 다방(茶房)은 일제 강점기 때 생겼다고 하고 원래 의미는 고려시대 차사업을 관장하는 관사를 뜻하는 것으로 아마도 이 시대 드나들었던 예술가들이 품격 있게 붙여준 명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커피는 이제 외식업계를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창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업종이다. 인스턴트 커피 시대를 거쳐 프랜차이즈 전문점을 넘어 이제는 직접 원두를 구매하고 로스팅하여 고객의 기호에 부합하는 스폐설티나 싱글 오리진 커피 등을 취급하는 로스터리 카페까지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업계이기도 하다. 아르바이트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직종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커피를 전문으로 교육하는 대학 과정도 있으며 바리스타, 로스터, 커피향미(큐그레이드), 라떼아트, 핸드드립 등 자격증도 세분화되어 전문 직업군으로 성장했다. 

커피는 참 신기하다. 열매는 체리(Cherry), 과육을 제거한 알은 빈(Bean)으로, 이것이 말려지면 생두(Green Bean)가 되고 적당히 타게 되면 원두(Roasting Bean)로 또 바뀐다. 원두는 다시 8단계로 태워지며 각 단계마다 새로운 향과 맛과 빛깔로 우리를 놀라게 한다. 게다가 숙성정도에 따라 소위 커피의 오미(五味)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 벌어진다. 이뿐이 아니라 계절에 따라, 성별에 따라, 시기에 따라, 날씨에 따라, 장소에 따라, 기분에 따라 더하여 마시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서도 미세한 맛의 차이가 나기도 한다.

이러한 마법같은 커피지만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때 아닌 오해를 사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커피와 방광암 간 상관관계가 입증되지 않아 2016년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B군 발암물질(발암가능성이 있으나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서 25년 만에 제외되는가 싶었는데 이번에는 아크릴아마이드 검출 논란이 연초부터 캘리포니아발로 계속되고 있다. 이는 탄수화물을 다량 함유한 식품을 120℃ 이상으로 장시간 가열할 때 마이얄 반응 등에 의해 생성되는 물질로 국제암연구소(IARC)는 2A 발암물질(발암추정물질로 동물에게는 증거가 확실하나 인간에게는 충분한 증거가 보이지 않음)로 구분하고 있다.

하지만 아크릴아마이드는 국제적 기준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 1,000㎍/㎏ 이하로 권고하고 있으며 식약청에서 2007년 이래 최근까지 국내 커피류에서 조사한 검출량은 권고치 이하로 나타나고 있고 감자스낵, 감자튀김 등과 함께 이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중이다. 참고로 8년이나 끌어온 아크릴아마이드 소송은 앞으로도 계속 될 전망인데 피고측 90여개 커피회사들이 상소할 수 있고 원고인 캘리포니아 소재 독성물질 교육조사위원회(CERT)가 캘리포니아 모든 성인에게 최고 1인당 2,500달러까지 배상해야한다는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이다.

커피에 대한 사랑은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뜨겁기만 하다. 종교음악가인 바흐는 커피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커피 칸타타를 작곡했으며 “아, 맛있는 커피, 천 번의 키스보다 황홀하고 머스카텔 포도주보다 달콤하죠. 커피가 없으면 나를 기쁘게 할 방법이 없지요.”라는 명언까지 남겼다. 황제 나폴레옹도 “내게 정신을 차리게 만드는 것은 진한 커피, 아주 진한 커피이다. 커피는 내게 온기를 주고, 특이한 힘과 기쁨과 쾌락이 동반된 고통을 불러일으킨다.”라고  수많은 전쟁에서 승리의 원동력 중 하나가 커피일거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한참을 커피 잡학론으로 떠들고 나니 갑자기 커피향이 그리워진다.
“저와 오랜만에 커피 한 잔 어떠신가요.”

산비탈의 원두를 재배하는 농부의 고통을 헤아리고 커피 빈을 가공하는 제조업자의 조바심을 그려보고 멀리 바다 건너 유통되어 시골 조그만 커피전문점에서 로스팅하고서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의 정성을 격려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한잔의 그윽한 맛과 향으로 하루의 피로를 씻는 저 자신도 위로하겠습니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8년 0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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