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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도심공동화를 진단한다 <상>

줄어드는 인구, 쇠퇴하는 상권
평화남산동·대곡동 4년 새 4천300명 감소…2개면 인구 사라졌다

김민성 기자 / tiffany-ms@hanmail.net입력 : 2018년 10월 04일
평화상가로, 부곡동, 감호동, 모암동, 성내동 등 번성했던 김천의 원도심들이 쇠퇴해가고 있다.
특히 김천대표 상권이었던 역 앞은 언제부턴가 인적 휑한 거리로 전락했다.
김천최고 번화가로 빈 점포 내놓기가 무섭게 웃돈까지 붙여 잘나가던 역 앞 노른자 상가에 하나 둘 빈 점포가 생겨나더니 급기야 공실률이 20%에 달한다. 이젠 평화상가로의 ‘상가임대’ 문구도 낯설지가 않다. 주말이면 북적이던 거리엔 행인이 뜸해졌다.
한국고용정보원의 ‘한국의 지방소멸 2018’ 보고서에 따르면 30년 안에 소멸위험에 처한 도시로 올해 처음 김천시가 선정됐다. 증산면은 지난해 단 한명의 신생아가 태어나지 않은 전국 16개 읍면에 속하며 지방소멸의 위기감을 더했다.
인구감소와 수도권 밀집화로 인한 지방소도시의 원도심 쇠퇴를 넘어 김천시가 소멸 위기에 놓였다. 도심공동화를 전국적인 현상이라고 치부하기엔 시민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 크다. 김천의 도심공동화는 다른 도시의 사례와는 그 사정이 다르다. 도심의 지가급등 등 도시 확장으로 인해 외곽으로 인구가 옮겨가는 도넛형 공동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혁신도시로 인한 부자연스런 공동화가 진행되고 있다.
원도심의 지가는 지가대로 하락하고 사람들은 낮에도 밤에도 한산하다. 혁신도시는 또 그 나름대로 상가 미분양, 임대료 상승, 주말 공동화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도심공동화로 인한 상가쇠퇴, 인구감소 등 현황을 살펴보고 원도심 재생사업을 진단해 보는 한편 원도심과 혁신도시 간 상생 발전 방안에 대해서 짚어본다. <편집자주>

상인들 “IMF 때보다 더 힘들다”
#1
김천역 앞에서 20여 년간 스포츠매장을 운영해온 A씨.처음 이곳에서 장사를 시작할 때만하더라도 김천 최고 입지였다.
지금처럼 빈 점포는 상상조차 못했다. 좀처럼 나지 않는 점포가 비기라도 하면 상가 건물주와 아는 인맥을 총동원해 억대의 권리금까지 얹어줘야 빈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
지금의 20% 공실률은 상상도 못하던 시절이었다.
웃돈(권리금)까지 얹어주고 장사를 시작한 지 20년이 됐지만 지금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
A씨는 “IMF도 겪었지만 올해가 제일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하고 “4~5년 전까지만 해도 하루 800만원 매출이 오른 때도 있고 종업원도 4명이나 뒀었지만 지금은 그 10분의 1인 80만원 매상 올리기도 힘들고 최저임금도 올라 종업원둘 형편이 아니다”며 최근 더욱 위축된 상황을 설명하고 “어디 가서 100만원이라도 받는 월급쟁이가 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으로 온라인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다보니 오프라인 상가들이 쇠퇴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진단하는 A씨는 “공무원복지카드라도 김천에서 사용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히고 “부서별 단체복을 구입한다면 조건을 다 맞춰줄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나마 A씨는 상가주인에게 가게를 그만둘 지경으로 힘들다고 부탁해 임대료가 20% 낮아진 덕에 하루하루 연명해 나가고 있다.

#2
김천역 앞에서 의류매장을 5년 전 운영하다 지금은 폐업하고 다른 동네에서 부동산업으로 전향한 B씨.
들어갈 때 낸 권리금은 받을 생각도 안했지만 아직까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고 비어있는 상가를 볼 때면 마음이 좋지 않다. 
B씨는 “평화로 상가의 주축산업이 의류인데 모다아울렛이 들어서며 제가 운영하던 것과 같은 브랜드가 들어온 게 가장 큰 타격이 됐죠”라며 폐업의 직접적인 원인을 들고 “모다아울렛의 경우엔 주말매출이 매우 높다는데 그로 인해 구미도 어려워졌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3
2년 전 평화상가로의 여성복 임대매장을 낀 83㎡(25평) 상가를 매입한 C씨.
상가를 매입할 때엔 임차인이 보증금 3천만원에 월 150만원씩 임대료를 내고 장사를 하고 있었다. 1년 만에 임차인이 나가고 난 뒤로는 보증금 2천만원에 월 70만원으로 세를 내려도 1년 동안 점포가 나가지 않고 있다.
ⓒ 김천신문

인구수 얼마나 감소했나
비단 평화상가로 만의 사정은 아니다. 음식업이 주를 이루는 부곡맛고을도 대신동과 율곡동으로 옮겨간 상권으로 인해 어느 식당에 가든 주인들의 하소연을 쉽게 들을 수 있다.
도심공동화의 주요원인으로 지적되는 인구감소를 살펴보면 김천시 전체 인구는 2014년 8월 13만4천544명에서 2018년 8월 현재 14만1천710명으로 7천166명이 늘었다.
하지만 평화남산동의 인구는 2014년 1만403명에서 해마다 꾸준히 감소해 2018년 8월말 현재 8천686명으로 1천717명이 줄었다. 대곡동 역시 2014년 2만2천919명이던 인구가 해마다 감소해 현재 2만317명으로 2천602명이 줄었다. 평화남산동, 대곡동 2개 동에서 4년 새 4천319명이나 줄어들었다.지례면 인구수가 1천851명, 감천면 인구가 2천82명인걸 감안하면 한 동네에서 한 개 면의 인구가 사라진 셈이다. 이러한 원도심 인구감소 추세는 앞으로 더 지속될 소지가 높아 문제는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혁신도시의 인구수는 2018년 9월 현재 2만886명인데 기존 남면, 농소면 인구 550명을 제외한 2만336명 인구의 절반이 넘는 1만450명이 김천 관내에서 유입됐다.

얼어붙은 부동산
평화남산동과 대곡동의 인구가 줄어듦으로 인해 상가 주인과 상인들만 힘들어진 게 아니다. 상가뿐만 아니라 아파트 및 주택가격도 하락했으나 거래조차 안돼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었다.
김천역 주변 99㎡(30평) 3층 의류 상가건물은 2~3년 전 7억원이던 매매가가 지금은 5억원 이하로 하락했다.
10억원이 넘던 5층 한의원 건물은 현재 8억5천에도 매매가 되지 않고 있다.
부곡동 우방·화성 아파트는 73㎡(22평형) 아파트 시세가 2년 전 1억2천만원에서 최근 9천만원으로 하락했다. 99㎡(30평) 아파트 매매가도 1억5천만~1억5천500만원에서 1억2천만~1억2천500만원으로 하락했다. 아파트 가격이 평균 3천만원 정도 하락했으며 단독주택도 2천만~3천만원 하락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내년 초 입주하는 자이아파트의 영향으로 최근 매도는 크게 늘어났으나 매수는 거의 없는 실정이며 외지인들이 투자할만한 메리트가 없는 것도 한계”라고 꼬집었다.

폐교위기 놓인 초등학교

초등학생 수도 매년 줄어 김천중앙초, 김천초 2개교는 통폐합이 거론되고 있다.
평화남산동에 있는 김천중앙초는 2014년 220명이던 학생 수가 현재 165명으로 55명이 줄었고 김천초도 251명에서 209명으로 42명이 줄었다. 80년대 말까지만 해도 김천중앙초 한 반 정원이 50명이 넘었고 한 학년에 8반~10반까지 있었으니 세어보지 않아도 그 수가 엄청나게 줄었음을 알 수 있다.
대곡동에 소재한 학교들도 최근 4년 새 김천부곡초 208명, 김천다수초 88명, 김천서부초 55명의 학생이 감소했다. 김천시전체 초등학생수가 9.3%의 감소율을 보인 걸 감안하더라도 대곡동과 평화남산동 5개 초등학교에서 김천서부초 35%, 김천중앙초·김천부곡초 25%, 김천다수초 22%, 김천초 17%로 줄어 평균보다 많은 수의 학생이 감소했다.

도심공동화의 다양한 원인
도심공동화의 원인이 혁신도시로 인한 인구수 감소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 상권 분산으로 인한 경제 악화, 생산성 있는 일자리 부족, 기반시설 부족 및 노후화 등 다양하고 심각한 원인들이 산재해 있다.
신·구도심 간 문화·경제적 차이를 줄이고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현황 파악과 원인 분석이 우선돼야할 것이다.
큰 틀에서 원인을 진단해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세부적으로는 적재적소에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며 활력 넘치는 원도심을 만드는데 힘을 모아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알맹이 없이 허울뿐인 도시재생 사업 시행으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까 시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도심공동화를 진단하다 <중>편이 계속 됩니다.)
김민성 취재부장 tiffany-ms@daum.net
김민성 기자 / tiffany-ms@hanmail.net입력 : 2018년 10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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