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김천신문 | |
어릴 적 친구 따라 가 본 성당에는 손 모아 기도하는 하얀 석고상 슬픈 듯 기쁜 듯 내려다보고 있었다 딱 한 번 엄마에게서 그 표정 본 적 있다 남자를 집에 데리고 와서 시집가겠다고 했을 때 엄마는 굳은 석고상처럼 나를 보았다 서 있는 엄마 뒤로 보이지 않는 그림자 털썩 주저앉는 걸 보았다 그때는 몰랐다 엄마가 되는 일은 파도치는 바다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마음 깊이를 한없이 파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기도 전에 엄마는 떠나고 나는 아직 얕은 강물로 찰랑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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