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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호락호락하지 않는 삶

배영희(효동어린이집 원장/수필가)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9년 05월 09일
ⓒ 김천신문
늙은이, 아니 여하튼 나이를 많이 먹은 모든 분들께 세삼 대단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살다보면 팍 죽고 싶을 때도 한 두 번이 아니었을 텐데 어찌 그 모진 세월들을 견뎌왔을까
자식이 내 맘대로 되나, 내 몸이 내 맘대로 말을 듣나, 무엇 하나라도 척척 되는 일이 없었을 텐데 그 풍랑세월을 어찌 견뎌왔는지 그저 머리가 숙여질 뿐이다.
어쩌면 죽지 않고 지금껏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인간승리이지 않을까싶다.
이 고민 끝나면 저 고민, 이 산 넘으면 또 저 산, 어디 한번이라도 이만하면 됐다싶을 때가 있었겠는가.
그 동안 흘린 눈물 만해도 베개 몇 개는 적셨을 테고, 참고 참아 이빨조차 문드러졌으며, 흰머리도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그 만큼 골머리를 썩었다는 이야기겠지.
나도 어젯밤은 사실 너무 힘들어 그만 소리 내어 엉엉 울고 말았다.
남들이 보기에는 멀쩡한데 일일이 말도 못하겠고 아닌척하고 살려니 가슴이 턱턱 막히고 나이고 체면이고 할 것도 없이 그냥 울어 버렸다. 어쩜 나처럼 허허 웃고 사는 사람일수록 속이 텅 비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산목숨 죽는다는 것도 그리 쉽지 않고 안 죽고 버티고 산다는 것도 호락호락하지 않으니 인생의 선배들께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손마디는 굵어지고 거북등이 된 그대들 참말 존경스럽다.
그래서 부처님은 ‘인생은 고해의 바다’라고 했고, 예수님은 ‘고난의 길’이라고 하셨는가 싶다.
태어나서 죽는 그 날까지가 어쩜 고통의 연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지.
왜냐하면 뱃속에서 갓 태어난 아기도 응애응애 울고, 따박따박 걷는 아기도 수천 번은 넘어졌었지.
학생들은 공부하기 싫고 직장인도 어디 일하고 싶어서 일할 사람 몇 명이나 될까.
젊은 청춘들은 결혼만 하면 인생이 달달할 것 같아도 결혼하는 순간 자신을 반의 반으로 쪼개야 되지. 아이 키우랴, 집안일 하랴, 거기다가 워킹 맘으로 살다보면 내 인생은 어디 갔냐 싶어질 테지. 어릴 때는 어른만 되면 끝날 줄 알았는데 어른이 되니 아이로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정말 좋겠다 싶은 것이 인생이네. 사실, 말하기 좀 그렇지만 며칠 전 내 친구가 자살시도를 했었다.
그렇게 예쁘고 무엇 하나 부러울 것 없이 다 가진 아이였는데 도대체 왜 그랬을까...
다행히 일찍 발견해 중환자실로 옮겼다는데 남의 일 같지만은 않다.
남편도 있고, 자식도 있고, 손자까지 있는 그가 오죽했음 그랬을까.
아마 남편이라는 사람은 한 평생을 살아도 남 같았을 테고, 안 먹고 안 입으며 대학까지 보내놔도 자식은 당연한 줄 알았을 테고, 친구 몇 명 있지만 속마음 꺼내놔도 돌아서면 흉만 될 뿐 산다는 게 참 외로움 그 자체인 것 같았을 게다.
내일, 또 내일하며 여기까지 왔건만 남은 것은 거울 속에 비친 주름살과 흰 머리뿐 허망하기 짝이 없었겠지. 그 동안 비밀이었지만 나도 사실 자살시도를 했었던 적이 있었다.
한 번은 중학교 시절이었고, 한 번은 몇 년 전이였는데 그때 까딱 잘못되었더라면 이 글도 못 쓸 뻔했네...
사람들은 누구누구 할 것 없이 힘이 드는 것 같다.
직장 때문에, 사업실패나 가정불화 때문에, 외로워서, 재산 지키랴, 명예 지키랴, 여자는 여자대로 남자는 남자대로 모두가 깨지기 쉬운 유리잔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살짝만 건드려도 깨지기 일쑤인...
삶이란 뭘까? 결국 혼자 태어나서 혼자 죽는 것인데 우린 너무 다른 것에 의존하며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식에게 목숨 걸고, 남편에게 의지하고, 누구 탓, 환경 탓 만하며 그렇게 살진 않았을까? 오순도순 두루두루 잘 지내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만 않더라. 그러니 남 의식만 하고 남과의 비교 때문에 힘든 것이 아니었던가.
60년을 살아도 아직도 인생 초보인 것 같다.
그러나 단 한 가지 결국 나는 나일뿐이고 나를 대신할 것은 아무도 없다는 것.
그러니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밖에, 어제보다 나은 나 자신으로 말이다.
토닥토닥 두드려주고, ‘그래, 그렇지’위로해주고 나를 바라보는 또 다른 나를 만들어 격려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싶다.
아무리 주변이 나를 흔든다 해도 중심 똑바로 잡고 생각하기에 따라 별 것 아니니 우리 그렇게 멋지게 살자
친구야! 너만 힘든 게 아니다. 우리 모두가 그렇게 산다. 어서 툭툭 털고 일어나길 바랄게.
언젠가 죽기 싫어도 죽게 될 날이 올 테고 어쩌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사고 날 수도 있으니 억지로 죽으려 하지 말고 살아있는 이 순간을 즐기자.
오직 나는 나를 사랑하며 말이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9년 05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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