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읍 대신리에 위치해 경부선 철도역으로 이용됐던 ‘대신역’이 긴 잠에서 깨어나 다시 손님을 맞을 준비에 활력이 감돌고 있다. 대신역은 1916년부터 자리를 잡아 수많은 사람들의 꿈과 열정을 실어 옮겼던 대신역은 이용객이 점차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간이역으로, 폐쇄역으로 사람들에게 서서히 잊혀져갔다.
ⓒ 김천신문
ⓒ 김천신문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폐쇄된 기차역에 자그마한 카페를 여는 것이 꿈이었던 출향시인 장정희씨와 대신역의 만남은 기적 같은 일이었다. 기차여행을 유독 좋아했던 장씨는 고향을 떠나 도시생활을 할 때에도 ‘여유가 묻어나는 문화예술 공간, 영감을 주고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곳’을 꿈에 그렸다. 간절한 그의 바람처럼 마침내 고향에서 기회를 얻어 ‘대신역’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이어 오래된 건물의 고즈넉함과 실용적인 편안함 속에서 커피한잔과 추억여행을 떠날 수 있는 카페로 꾸몄다.
ⓒ 김천신문
ⓒ 김천신문
오랜 시간 발길이 끊긴 탓에 장씨와 대신역의 첫만남은 사실 그리 낭만적이지만은 않았다. 몇 해의 계절이 남긴 낙엽과 잡초 덩굴들이 역사의 전정과 지붕을 덮었고 마당에는 제멋대로 자란 나무들이 자기주장을 하고 있었다.
ⓒ 김천신문
이를 두고 장씨는 “스포츠 매트를 겹겹이 쌓아놓은 듯한 낙엽더미를 걷어 내고 마당을 꾸미느라 처음해본 조경에 참 애를 먹었어요”라고 말했지만 그의 얼굴에는 즐거운 웃음이 번졌다. 또 “3개월에 걸쳐 낙엽을 쓸어내고 마당을 가꾸고 시를 쓰며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아요. 대신역을 찾아오는 손님들도 커피 한잔과 함께 저마다의 여유로운 시간을 선물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 김천신문
그렇게 꾸며진 카페 내부는 100년의 세월을 굳건히 지킨 높은 천장과 곳곳에 남은 추억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철도길 방향으로 트인 창문으로 볕을 쬐면 일상에서 느낄 수 없던 색다른 기분이 들기도 한다.
ⓒ 김천신문
오는 여름, 붐비는 여행지가 지겹다면 ‘대신역’이라는 로고가 새겨진 머그잔에 커피한잔과 함께 잔잔히 흘러나오는 노랫소리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보는 것은 어떨까? 대신역은 오는 6월 13일 정식 오픈하며 추후에 시낭송회나 음악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오픈 준비에 한창인 지금도 버려졌던 대신역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으며 새로운 추억 한 페이지를 써내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