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과거를 바탕으로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바로알기 위해 본지가 김천시 보훈회관을 찾아 대한민국의 토대를 세운 주역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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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한국전쟁으로 국가가 받은 전쟁의 흉터는 빠르게 발전한 현대사회의 눈부심에 가려져 퇴색되고 있다. 끔찍한 전쟁 속 우리 기억에 남은 것은 피를 흘리고 죽어간 전우들의 참담한 표정과 섬뜩한 총성, 죽음의 공포 등이다. 아직도 세계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만큼 더욱이 젊은 세대가 국가안보의식을 갖고 긴장을 놓지 말아야한다.”
1950년 폭우속에 총성과 함께 급작스러운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6·25 전쟁은 안전지대 하나 없이 국토를 전쟁의 화마로 뒤덮었다. 국가의 부름에 목숨을 건 참전용사들은 자유와 평화를 위해 꽃다운 시절을 바쳐 전쟁과 마주했다. 전쟁에 동원된 청년들은 본인의 안위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했고 3년 1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수많은 전투를 치렀다. 김천도 예외는 아니었다. 6·25로 인해 시가지의 80%가 소실될 정도로 피해를 입었다. 충혼탑에는 고 이종호 소령 등 1천795위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또 그날의 아픔을 생생히 겪은 참전유공자, 상이군경 등 2천237명의 보훈가족이 생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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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건 6·25참전유공자회 김천시지회장은 “내가 비록 육군본부 행정병으로 근무하며 최전선에서 서진 않았지만 중공군이 우르르 몰려들었던 당시니까 서로 엎치락뒤치락 후퇴와 진격을 반복했었지. 중공군의 거센 저항에 크고 작은 전투를 접했고 함께 훈련받은 동기들의 전사소식에 눈물 머금기도 했었어”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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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두 상이군경회 김천시지회장은 “격전지에서 돌아온 전우들은 총탄이나 수류탄에 후유장애를 떠안았고 오직 국가를 위해, 가족을 위해 생환했는데 지금은 하루하루 노쇠해 가고 있지. 이제 와서 70대가 넘어선 노인들이 국가에 손을 벌려 큰돈을 바라는 것도 아니지만 국가를 위해 헌신한 전우들의 노고를 모두가 기억하고 알아줬으면 할 따름이야”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유공자에 대한 예우는 꼭 지급되는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국가를 위해 헌신한 영웅들의 노고에 비해 초라하다. 김천의 경우 국가에서 지급하는 32만원, 경상북도 5만원, 김천시 10만원으로 총합 47만원의 ‘참전 명예수당’을 받는다. 이는 1인가구 최저생계비(약 105만4천원)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6·25 알리기 교육과 올바른 역사관을 알리는 일에도 소홀해 졌다. 교과서에서 한국전쟁을 다루는 비중이 줄어든 만큼 적극적으로 역사교육에 참여하는 학교들이 줄었다. 보훈단체들이 걱정하는 점은 이렇게 ‘잊혀 가는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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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수 광복회 구미김천연합지회장은 “보훈은 정치 이념, 성향과는 완전히 분리시켜 ‘올바른 역사’를 바로세우는 것이 중요해. 정권이 바뀐다고 국가에 목숨을 바친 유공자들이 인정받지 못한다면 누가 나라를 지키겠나? 6·25 전쟁과 월남참전으로 경제발전의 기틀을 다지지 않았더라면 지금이 더욱 힘들었을 거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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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학 무공수훈자회 김천시지회장은 “6·25전쟁, 월남전 등 아픈 과거를 바로 알아야 앞으로의 일들을 대비할 수 있어. 계속되는 북한의 무력도발 위협 앞에서 우리는 견고한 안보태세를 점검하고 보완해 한반도의 평화를 수호하는 것이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일이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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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만 고엽제전우회 김천시지회장은 “당시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나라가 가난해서 먹고 사는 것이 힘들었어. 내가 월남전에 참전하기 위해 훈련소에 있을 때는 그저 하루 배를 채우려고 새벽부터 훈련을 받고 빵조각이나 계란을 받아먹었지. 지금처럼 끼니를 챙기고 초콜릿도 먹을 수 있는 여유가 그저 주어진 것은 아니야”라고 말했다. 김현조 월남찬전자회 김천시지회장은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세대가 계속되는 전쟁의 긴장감 속에 있는 것이 참 안타까워. 이럴 때일수록 하나로 뭉치고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필요한데 뉴스를 보면 북한의 위협적인 도발에도 정권다툼은 끊이질 않으니 국민들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는 것 같아”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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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동 전몰군경 유족회 김천시지회장과 배도연 전몰군경미망인회 김천시지회장은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선 만큼 전쟁의 부상자와 전사자의 부인과 유가족에 대한 예우가 필요해”라고 말하며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사람들을 위하는 것이 흔들리는 국가안보를 바로잡고 나아가 반공의식과 경계심을 다지는 초석이 아닐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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