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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인물소개- 배영희 효동어린이집 원장

"특수교육을 하면 참교육자가 될 것이다"란 좌우명으로 시작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0년 09월 24일
지역에서 사회봉사와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들의 인생스토리를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주변의 추천을 받아 선정된 효동어린이집 배영희 원장을 이달의 인물로 소개하고 원장의 인생 스토리를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 김천신문

Q. 안녕하세요. 이달의 인물 소개로 선정된 원장님의 인생스토리를 듣고자 합니다. 원장님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1960년 부산에서 태어났어요. 당시에는 무남독녀가 흔치 않았던 때라 환경여하에 관계없이 외동딸이란 것 하나만으로 귀한 존재처럼 보이던 시절 이었어요. 하지만 늘 외로웠고 심심했죠.
심심함에 대한 보상심리인지 유난히도 어릴 때부터 아이들을 좋아했고 동네 꼬맹이들을 상대로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얘기하고 같이 노래하며 이미 선생노릇을 하고 있었어요. 이때부터 교사의 길로 가고자 유아교육과에 진학 후 유치원 교사를 시작하면서 아이들 앞에 서면 항상 신이 났어요. 밤새도록 교재교구 만들고 수업준비 하며 아이들과 신나게 지냈는데 어느 날 스스로 아이들에게 잘하고 있는가? 내가 올바른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가? 라는 반문이 들었어요. 그래서 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좀 더 배우고자 석·박사 학위취득까지 마쳤지요. 벌써 그 길을 걸은 지 40여년이 되었네요. 한 번도 다른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요.
ⓒ 김천신문

Q. 효동 어린이집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A. 효동어린이집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를 하려니 아련한 시절부터 말씀드려야겠네요. 사실 비교적 어린나이에 유치원을 운영하게 됐는데요.
그냥 교사로 근무하던 중에 아버지가 젊은 나이에 돌아가시고 엄마와 단둘이 의지하며 살았는데 엄마마저 자궁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당시 의사 소견으로는 1년 정도 남았으니 그냥 치료도 필요 없이 드시고 싶은 것 드시게 하고 가고 싶은 곳 가시게 하라고 어린 내게 얘기 하더군요. 그날 병원 앞 대로에서 엄마랑 두 다리 뻗고 엉엉 울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해요.
그런 와중에 엄마는 이 세상에 홀로 남겨질 저를 위해 재산을 모두 팔아 유아교육을 하고자 하는 저의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주셨죠. 그리하여 스물아홉 젊은 나이에 혼자 힘으로 살아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나는 유아교육의 유관순이 되리라’라는 비장한 각오를 가지고 유치원 원장으로 첫발을 내디뎠죠.
그렇게 시작한 유치원 운영이 20년이 되었네요. 그러는 사이에 특수아동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특수교육을 하면 참교육자가 될 것이다’ 라고 주변에서 부추겼고 내 생각에도 보통아이들은 이미 잘 갖춰진 교육환경과 부모의 관심만으로 잘 자랄 테니 좀 더 열악한 조건에 내몰린 아이들을 위한 특수교육은 저의 도전 정신을 자극 했어요.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할까……
그동안 내가 사회로부터 받은 것들을 다시 사회로 환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특수아동 어린이집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 김천신문

Q. 좀 더 자세하게 효동 어린이집의 소개와 어떤 교육 프로그램이 있나요?
A. 16년 전만 해도 특수아동에 대한 교사들의 지도방법은 매우 교사중심이었고 아이를 존중하기보다는 엄격한 행동수정에 중점을 두는 훈육방식이었어요.
우리 어린이집만큼은 절대 그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분명한 교육관 아래 아동의 권리를 존중하고 최고로 밝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시작 하게 됐습니다.
우리 어린이집의 원훈이 ‘더욱 건강하게, 더욱 밝게, 더욱 자신 있게’입니다 일과 중에는 각 아동의 필요에 맞게 물리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놀이치료 행동치료들을 병행 합니다. 치료사들은 각자의 치료실로 아동을 데려다 1대1 치료를 하거나 교실 안으로 들어가 풀인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영아반은 표준 보육과정을 토대로 해 기본생활지도와 오감체험 중심으로 운영하고 누리반(만3세~5세) 아동들은 누리교육과정을 유치원 수업과 같이 진행 합니다. 장애아동 초등방과 후 학급은 재활치료와 더불어 사회적응 프로그램과 개별학습지도를 합니다. 같이 운영하는 효동복지재단에는 효동어린이집과 굿발달지원센터가 있는데 우리센터는 발달재활서비스, 학교치료지원서비스, 아동청소년 심리지원서비스, 부모역량강화서비스, 부모심리상담서비스가 이뤄집니다.

Q.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일은 무엇일까요
A.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교육학 박사학위를 가지고 평생 어린이 교육의 유관순이 되고자 하는 나의 신념은 장애 아이들을 데리고 사업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시선과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많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또한 아이들을 보내는 학부모들조차 원장이 장애 아이를 키워 본적도 없는데 뭘 알겠어? 하며 못 미더워 하는 것 같았어요.
마음은 평생 휠체어를 타야하는 아이들을 위해 로봇다리를 달아주고 싶고 말을 못 하는 아이들을 위해 첨단장비를 이용해 소통 하게 해주고 싶지만 현실은 아직 먼 미래인 것 같아 답답할 따름입니다.
ⓒ 김천신문

Q. 앞으로 사명감은 무엇일까요
A. 엊그제 유치원교사를 시작했는데 벌써 올해로 환갑이 됐습니다.
그동안 쉼 없이 유아교육의 현장에 발을 담그고 살았지만 항상 부족함을 느낍니다. 경북장애아동 전문 어린이집 회장을 맡고 있으니 지역 간 서로 교류하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아동의 권리를 존중하는 특수교육 현장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아직도 할일이 너무 많아 개인적으로는 즐거운 일이지요.
언제나 아이들의 입장에서 눈높이를 맞추고 스스로 성장 할 수 있도록 하며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라 기다려주고 존중하며 함께 노는 교사들이 있는 효동어린이집으로 운영하겠습니다.
ⓒ 김천신문

Q. 독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A. 조기에 발견해 조기에 치료하면 재활의 효과는 굉장히 큽니다.
간혹 좀 더 자라면 좋아지겠지 하고 미루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정말 안타까울 뿐입니다. 부모님의 빠른 대처가 재활의 시간을 줄일 수 있으니 혼자 걱정하지 마시고 전문가에게 꼭 상담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우리 어린이집은 열린 어린이집으로 학부모 개개인의 상담과 가족상담, 학부모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함께 양육하고 교육하는 어린이집 입니다.
각박한 세상 아이는 아이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모두가 힘든 시대인 것 같습니다. 정서가 메마르지 않도록 자기 자신을 다독여주고 치유하며 건강한 심신을 가진 우리 모두였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여생동안 특수아동을 위해서 헌신 할 것을 다짐해 봅니다.

Q. 유아교육 말고 다른 꿈이나 하고 싶은 일은 없으신지?
A. 장애아동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보려고 고민하다가 여러 신문에 칼럼을 쓰게 되었어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 수필가로 등단을 했습니다.
아직 미흡하지만 앞으로 좀 더 좋은 글을 써서 나만의 책을 한권 내고 싶은 꿈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1년 5월 장애인 댄스스포츠 대회가 있어 효동아이들 7명과 교사 7명이 파트너가 되어 6개월간 호흡을 맞추어 출전하였고 그 결과 대상을 받게 됐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도전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그때부터 장애인과 호흡을 맞추며 댄스스포츠를 시작해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경상북도 선수로 뛰며 아마추어상은 여러 번 받았지만 80세가 되는 해에도 출전해 최장수 수상자가 돼 보길 꿈꿉니다. 감사합니다.

강성건 편집국장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0년 09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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