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 코로나19 방역의 최일선을 찾아서
김천을 지키는 30명의 천사들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것이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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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코로나 19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김천의 대처는 타 도시에 비해 돋보였다. 대구에서 대규모 확진자 사태가 터졌을 때도 김천은 조용히 지나갔다. 대구와 김천의 거리를 감안하면 놀라운 일이다. 그렇다고 김천에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 재유행이 시작됐고 김천에도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김천대 확진자 발생처럼 큰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진단 테스트와 동선추적, 자가격리, 확진자 이송을 통해서 감염 차단에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과의 뒤에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는 보건소 선별 진료팀이 있다.
우리는 간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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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 진료팀에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보건소 직원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간호사 자격을 가진 간호사만이 들어갈 수 있고 간호조무사도 대상이 아니다.
코로나의 최일선에 서서 싸워는 일은 어렵다. 혹시나 감염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가지는 것이 두려움이다. 하지만 보건소 선별진료팀에게는 두려움보다 앞서는 것이 있다.
의료인으로서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그 하나고 김천을 코로나 폭풍에 휘말리게 둘 수 없다는 사명감이 또 다른 하나다. 마지막 하나는 내 가족과 이웃, 나아가서는 김천시 전체가 아파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는 따뜻한 마음이다.
선별 진료팀도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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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감을 앞세워 마음을 다잡고 다잡아도 버틸 수 없는 것이 체력이다. 간호사라는 이유만으로, 선별 진료팀이라는 이유로 밤낮 없이 코로나 검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보건소에는 30명의 간호사가 선별 진료팀으로 일하고 있다. 이 중에서 실제 편성된 인원은 16명이다. 이 인원을 다시 6개 반으로 나눠 3개 반이 하루를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통상적으로 오전 근무와 오후 근무로 나누며 필요할 때 저녁 근무가 추가된다. 나머지 3개 반까지 가동되는 것을 감안하면 2교대로 근무하는 셈이다.
30명 중 실제 편성되지 않은 14명은 예비 인력이다. 예상치 못한 요인으로 선별 진료팀이 부족해지면 추가 투입된다.
따라서 선별 진료팀이 아무런 문제없이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지막 보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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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 진료팀이 무너지면 김천이 무너진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선별 진료팀에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 그 여파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보건소에서는 선별 진료팀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기고 있다. 착용하는 마스크도 일반인이 착용하는 kf94 마스크가 아니라 의료용 n95마스크를 사용한다. 마스크 위에 페이스 실드를 착용하고 감염 예방을 위한 의료용 가운을 입는다.
검체를 채취할 때 대상자와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기 위해 드라이브스루 1개 라인을 운영중이고 워킹스루 2개소도 운영중이다.
감기 등 일반환자가 이용하는 호흡기 진단 클리닉까지 비대면 음압실로 만들었다. 만약에 있을 감염을 막기 위해서이며 이들을 위한 대기실도 따로 만들어 추위에 떨지 않도록 배려했다.
나는 못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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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진단검사에 협조적인 것은 아니다. 선별 진료소로 찾아와 검사를 받으면 좋겠지만 거동상의 불편이나 읍면 등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선별 진료소 방문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의심자를 그냥 내버려 둘 수도 없어 선별 진료소 인원이 직접 해당 지역이나 집으로 찾아간다.
읍면 지역의 경우 고령자가 많다보니 90%가 외부 진료라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선별 진료팀을 더 힘들게 하지만 묵묵히 맡은 일을 하고 있다.
의료팀을 두고 날개없는 천사라고 하는데 선별 진료팀 역시 그런 것 같다.
소중한 인력을 더 소중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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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의 고민은 선별 진료팀의 피로도 누적이다. 감염 예방조치는 마스크, 페이스 실드, 장갑, 가운 등 장비를 지원하고 관리에 철저한 주의를 기울이면 해결되지만 피로도 누적은 해결할 방법이 없다.
푹 쉬어야 해결된다.
하지만 지속되는 코로나 시대에 쉬운 일이 아니다. 그나마 2교대 근무라도 하고 있으니 다행이다. 사실 2교대 근무도 피로도가 상당히 높은 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생산직에 근무하는 노동자나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사 대부분이 3교대로 운용된다. 그래도 피로도는 누적된다.
다행인 점은 계속 해서 검사자가 몰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천대 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1천500명 가까이 검사했지만 어느 순간은 검사 대상자가 뚝 떨어지기도 한다. 이때 충분히 쉬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 주기가 반복되는 덕분에 선별 진료팀도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차단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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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균 소장은 집에서도 마스크를 쓴다. 밥도 따로 먹고 먹을 때만 마스크를 내리는 것은 물론 부인과 잠도 따로 잔다.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행동이라고 말한다. 차단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 중에 확진자가 발생하면 그 가족은 100% 감염되기 때문에 과한 행동이 아니라고 본다. 감염자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이상 퍼지지 않게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장 좋은 백신은 마스크이며 마스크만 잘 써도 안전하다는 것이다.
선별 진료팀을 돕는 것은 협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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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균 소장이 말한 것처럼 마스크를 생활화하고 가족 간에도 될 수 있는 한 거리를 두어 차단에 성공하면 진단검사 대상자가 줄어든다.
문제는 시민들의 협조다. 시에서 아무리 차단과 방역, 마스크를 강조해도 지키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
시민들을 위해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봉사하는 선별 진료팀을 위해서라도 협조는 꼭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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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취재부장
kimcheon@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