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스포츠 산업의 현주소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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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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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를 보는 두 가지 시선도농복합도시인 김천에는 다양한 직업군이 존재한다. 도시이면 도시, 농촌이면 농촌으로 딱 정해지면 의견 통일이 쉽지만 김천 같은 도농복합도시는 다양한 직업군이 존재하고 그 만큼 다양한 시선이 존재한다. 각 직업군의 대표 시선인 만큼 다른 시선을 수용하기도 쉽지 않다.
그 중에서도 극단적으로 갈리는 시선이 스포츠 산업을 바로 보는 시선이다.
읍면을 제외한 도시 지역은 여가를 활용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가까운 곳의 공원을 선호하고 건강을 많이 챙긴다. 삶의 질이 향상된다면 돈과 시간을 사용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스포츠타운의 성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스포츠 산업의 발전을 응원한다.
읍면 지역으로 가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당장 돈이 되지 않는 스포츠 산업이 무슨 소용이냐는 것이다. 지례 5개면을 대표하는 양파, 증산면의 호두, 대항면의 포도, 구성면의 자두를 생산하고 판매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포츠 산업에 투자한 막대한 예산을 농촌 지원과 기술 개발, 판로 개척에 투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시선은 도시민과 농업인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들 지역을 대표하는 시의원에게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그렇다면 두 가지 시선을 좁힐 수 있는 방법이 없나? 아니다. 앞서 언급한 내용들은 김천시가 스포츠 산업을 추진한 초기의 상황이다.
변화의 시작읍면 지역 주민이 스포츠를 보는 시각이 좋지 않았던 것은 혜택을 직접적으로 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포츠 산업이 발전하면 농업도 같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쉽게 말하면 ‘스포츠를 통한 지역경제 발전’이다. 김충섭 시장이 강조하는 것이며 앞으로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스포츠를 통한 지역경제 발전’은 무엇일까?
지역경제 발전에는 농산물 홍보와 판매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숙박업소의 호황, 음식점의 번성, 주유업소의 성업, 지역 관광자원의 활성화,
김천의 좋은 이미지 향상이 모두 포함된다. 여기에는 최근부터 효과를 보기 시작한 국제 사회에 김천 알리기도 들어간다.
사실 농산물은 이미지가 제일 중요하다.
국제대회, 전국대회와 연계한 김천 농산물 판매와 홍보는 전국 각지의 선수와 부모, 관계자들이 직접 맛보고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그들은 각자의 지역으로 돌아가 김천 농산물이 좋다는 입소문을 내고 판매량 증가와 새로운 판로 개척으로 이어진다.
이런 과정이 누적되면서 농업인들의 시선이 달라졌다. 이제는 무조건 차가운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지역 농산물과 스포츠 산업이 어떤 식으로 연계하는 것이 유리한지 고민한다.
변화는 시의회에도 전해져 김천 스포츠산업에 대해 반대보다는 지지로 돌아서고 있고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있을 때 잘해‘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있을 땐 몰라도 없을 때야 그 가치를 안다라는 뜻이다. 코로나 상황으로 스포츠 산업이 대폭 움츠러들며 김천 숙박, 음식, 주유소 업주들이 몸으로 아픔을 체감했다.
연간 70만명이 종합스포츠 타운을 이용했다. 지난해 코로나 상황속에서 모든 지자체가 체육시설을 폐쇄하는 가운데 김천시는 철저한 방역시스템과 방역 매뉴얼을 만들어 30개 전국대회와 50여개의 전지훈련팀을 유치했다. 8만여명이 방문해 김천에서 머물며 80여억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보았다.
80여억원이 대단한 수치이지만 비, 코로나 상황에서 김천을 찾은 인구 70만과 코로나 상황에서 김천을 방문한 8만을 비교했을 때 지역 업체가 느끼는 상실감은 대단했다.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거의 죽을 지경이었다’고 한다.
이제는 하루 빨리 코로나를 극복하고 다시 70만 80만의 외지인이 김천을 찾아오길 바라고 있다. 여기에는 도시민 농업인이 따로 없다.
스포츠를 통한 지역경제 발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고 그 과실이 무척 달다는 것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천시는 제2스포츠타운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인기 스포츠는 대도시의 전유물?스포츠에도 인기 스포츠와 비인기스포츠가 있다. 인기 종목은 부르지 않아도 사람이 몰린다. 하지만 아쉽게도 인기 스포츠는 대도시만의 전유물로 여겨지고 있다.
쉬운 예로 프로 야구나 축구, 농구, 배구를 보기 위해서는 대구까지 가야 한다. 그럼에도 기차를 타거나 승용차를 이용해 경기장을 찾는 김천시민이 있다.
대구역에 가면 경기 관람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기차를 타려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고 김천역에 내리면 경기장에 갔다 오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보인다.
물론 코로나 상황 이전 이야기다. 하지만 코로나는 언젠가 끝이 난다. 그때는 또 저런 풍경이 재현될 것이다.
김천시 인구는 잘 쳐줘서 15만이다. 전국을 살펴보면 중간에도 못 미치는 소도시다. 이런 도시에서 프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김천에서는 말이 된다.
김천 상무 프로축구단, 하이패스 여자 배구단, 김천시청 여자 농구단, 김천시청 배드민턴 선수단이 둥지를 틀고 있다.
다양한 우승 경력의 여자농구단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고 하이패스 여자 배구단은 김천 이전 후 세 번째 시즌인 17/18시즌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국가대표 선수만 8명 있는 상무 프로축구단은 지난해 7월 국군체육부대, 상무프로축구단 연고지 이전 협약을 맺었다. 지난 1월에 한국프로축구연맹, 국군체육부대 3자 운영협약을 갖고 2월 23일 정식 출범했다.
인기 스포츠인 만큼 유치가 쉽지 않았다.
김천시를 비롯해 천안시, 고양시, 김해시, 평택시 등 7개 시가 상무축구단 유치를 희망했다. 하지만 국군체육부대와의 접근성과 우수한 경기시설을 갖춘 김천시가 최종 선정됐다.
결국 김천시는 15만의 적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4개 선수단을 운영하는 도시가 됐고 전국 각지에서 스포츠 관람을 위해 발걸음을 옳기게 됐다. 지금도 하이 패스 여자배구단 경기가 있을 때면 관중이 찾아온다. 이미 완전히 자리 잡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효율적인 운영은 숙제스포츠산업은 선수와 관중만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경기가 1년 365일 있는 것이 아니기에 시민을 위해 효과적으로 활용돼야 한다.
다양한 시설이 있는 만큼 다양한 유지 보수와 관리가 필요하다. 인기를 얻지 못한 채 재활용을 기다리고 있는 시설도 있을 것이다.
이런 시설은 김천에 있는 다양한 동호회를 활용해 이용될 수 있도록 재정비가 필요하다. 다행히 김천시는 시설관리공단을 따로 둘 만큼 시설 운영과 유지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남은 것은 직접 운영하는 사람들의 지혜와 근면함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김천은 ‘스포츠를 통한 지역경제 발전’의 성공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이성훈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