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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한 그릇 - 내 인생의 시계는 몇 시인가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1년 03월 25일

인문학 한 그릇

           내 인생의 시계는 몇 시인가
                                                           

정영화 시인/칼럼니스트

시간이 이 우주에 생겨난 것은 언제부터일까? 구약성서 「창세기」에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빛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빛과 어둠을 나누사, 하나님이 빛을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시니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했다. 기독교에서는 그 첫째 날을 시간의 시발점으로 보는 듯하다.
우주과학계에서는 우주대폭발 이후 중력이 있는 공간이 먼저 생기고 시간이 뒤에 생겨난 것으로 보는 관점이 지배적이다. 우리들은 시간이란 건 절대적인 개념으로서, 바뀔 수 없는 불가역적 방향으로 앞으로만 진행한다고 알고 있지만, 시간은 공간의 일부일 뿐, 색이 되어 공간의 조건에 따라 시간의 속도는 느려지기도 하고 빨라지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과거로 회귀할 수도 있다.
많은 민간설화에서도 마찬가지다. 산 속에서 길을 잃어 어느 골짜기를 헤매게 되었는데, 기화요초가 피어 있고 황홀한 꽃향기가 진동하는 무릉도원에서 며칠 동안 극진한 대접을 받고 집으로 돌아와 보니 자신의 고손자가 집주인이 되어 있더란다. 이 이야기도 면밀히 따져보면 허황된 이야기만은 아니다. 속도가 빨라지면 공간의 질량도 높아지기 때문에 오행성의 하나인 수성에서의 하루는 지구에서의 대략 243일에 해당한다고 한다.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닌 셈이다.
시간은 불변의 속도로 미래를 향해 가는 항상적인 것이 아니라 중력에 따라 속도를 달리하게 되는데 시간은, 중력이 큰 물체에 가까이 갈수록 더 느리게 흐르게 된다. 따라서 지극히 미세한 차이이기는 하지만, 지구중력의 차이를 감안한다면 저층 아파트에서보다 고층 아파트에서 시간이 더 빨리 흐르고 높은 곳에 살수록 빨리 늙는다는 이론이 가능하다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고층아파트 팔고 굳이 저층으로 이사 갈 필요까지는 없을 듯하다.
시간은 만인 모두에게 평등한 것 같지만 사람마다 느끼는 시간의 속도도 다르고, 삶에 미치는 시간의 의미 또한 각양각색으로 나타나게 된다. 똑 같은 24시간이지만 자식이 잘 되거나 하는 일마다 성공하여, 세인의 찬사와 부러움을 사게 되면 행복과 즐거움에 젖어 하루가 기쁨 그 자체, 짧기만 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실직이나 파산으로 빚에 쪼들리거나, 본인이나 가족의 중병 때문에 하루가 지긋지긋한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의 시간은, 무간지옥 속의 길고도 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시간으로도 느껴지게 된다. 잠 못 이루는 자에게 밤은 길며, 지친 나그네에게 갈 길은 한없이 멀지 않던가?
“지금의 고통은 잘못 보낸 지난 시간의 복수”라고 나폴레옹이 말했지만, 인간사 모든 승패는 시간의 연장선상에서 결정되는 것인 듯하다. 인생을 한판의 도박이라 한다면 무슨 패를 먼저 내고, 어떤 패를 뒤에 내느냐에 따라 결과는 극명하게 바뀌게 된다. 먼저 할 일과 다음에 할 일, 오늘 하지 않으면 영원히 후회할 수밖에 없는 일임에도, 또 내일이 무한히 이어진다는 안일한 생각에 스스로의 삶을 잿빛으로 물들게 하지 않았나 하고 돌이켜보아야 할 것이다. 청춘이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인생의 한 때가 아니라, 가꾸고 노력하는 자에게 찾아오는 선택의 세월이란 걸 아는데 나 역시 너무나 오랜 세월을 소모한 것 같다.
우리의 일생을 하루 24시간이라 할 때, 자신의 나이를 3.44로 나누면 자신의 인생시계는 지금 몇 시인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예컨대 자신의 나이가 50세라면 50÷3.44=14.5가 되니 자신의 인생시계는 14시 30분이 된다. 점심을 먹고 오후 일과를 열심히 추진해 가며, 휴식과 가족과의 즐거움이 있는 저녁시간을 위해 열정적 삶을 살아가야 하는 나이란 뜻이다.
자신의 인생시계가 밤 10시를 지나 휴식과 취침을 해야 할 시기인데도, 젊어서나 해야 할 무모한 사업 확장이나 무리한 체력을 요구하는 일에 도전하는 사람이 있다. 인생의 오전 시간을 맞아 미래를 위한 투자에 모든 열정을 바쳐야할 나이인데도, 베짱이처럼 무위도식하는 사람도 있다. 선택은 자유이겠지만 결국엔 냉엄하게도 예상된 결과로 다가온다는 걸 새겨볼 일이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1년 03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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