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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마음이 청춘이면 몸도 청춘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1년 04월 29일

삶의 향기

마음이 청춘이면 몸도 청춘


박상태
김천고교 졸업. 전 관세청 차장

제 인생 황금기인 봄, 여름을 거의 다 보내고 바야흐로 노년의 서주(序奏)가 울려오는 가을의 끝자락에 서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울해 지는 때가 많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질병, 고독감, 경제적 빈곤, 역할상실 등 네 가지 큰 고통이 따른다고 합니다. 저에게도 서서히 이 고통이 다가오겠지요.
하지만 저에게 생기는 일은 다른 이들에게도 생깁니다. 그러니까 미리 어림짐작으로 고통의 구렁텅이에 걸어 들어 갈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를 악물고 있는 힘을 다해 살아보는 것입니다.
노년을 초라하지 않고 우아하게 보내는 비결은 사랑, 여유, 용서, 부드러움 등의 요소도 중요하지만 핵심적인 요소는 일과 열정입니다. 나이를 더해 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습니다. 일과 열정을 잃어버릴 때 늙어 가는 것입니다.
세계 3대 테너 가운데 한 사람인 중후한 목소리의 주인공, 플리시도 도밍고(Placido Domingo 81) 는 최근 “이제 쉴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쉬면 늙는다(If I rest, I rust).”라며 바쁜 마음 (busy mind)이야말로 건강한 마음 (healthy mind)이라며 젊음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96세로 타계한 세계적인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타계 직전까지 강연과 집필을 계속했습니다. 타계하기 직전 아직도 공부를 하시냐고 묻는 젊은이들에게 “인간은 호기심을 잃는 순간 늙는다.”고 말했습니다. 그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일을 해야 젊어지고, 열정의 중요함을 이 두 분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저는 ‘산다’=‘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인이 되면 일반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아 낼 수 있는가”에 관심이 높습니다. “어떻게 해 주겠지”하고 기대하는 정신 상태는 제 구실을 할 수 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포기하는 증거입니다.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를 생각하면서 자신의 일을 찾아내고 묵묵히 수행하는 모습이 진정 아름답습니다.
경제 전문 인터넷 언론 “CNN 머니”가 최근 현역으로 활동하는 미국의 슈퍼 고령자 5명(91-101세)을 소개하였는데, 이분들은 늙을수록 일을 해야 건강해진다고 한결같이 말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내 일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내일(來日)을 이끄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내일이 이끄는 삶은 바로 내가 하는 일에 있습니다. 항상 젊은 마음을 가지고 끊임없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면서 바쁘게 사는 것이 젊음을 유지하고 장수하는 비결이 될 것입니다. 대기업 그룹 부회장을 지내고 62세의 나이에 호텔 웨이터로 새롭게 일했던 서상록 씨는 “인생에서 무엇을 하든 지금 늦는 것은 없다”고 말합니다.
일을 할 때는 열정이 불타올라야 합니다. 세상이 살갗을 주름지게 할 수는 있지만 열정이 식으면 정신에 주름이 집니다. 커넬 센더스는 65세에 도산해 100달러 남짓 손에 쥐고 새로운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투자자를 찾아다니며, 1,000번 이상 거절을 당한 끝에 치킨 가게를 열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가게가 유명한 캔터키 후라이드 치킨(Kentucky Fried Chicken) 입니다. 그는 딴 세상으로 가고 없지만 그의 열정은 지금도 깨끗한 정장을 입은 마스코트로 세계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이런 열정을 갖고 있으면 그것이 바로 청춘인 것입니다.
유대계 미국 시인 사무엘 울만은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20세 청년도 있지만 70세 노년에게도 청춘기가 있다고 말합니다. 마음이 청춘이면 몸도 청춘인 것입니다.
제 옆집에는 팔십을 바라보는 할아버지 한 분이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인생을 즐기며 삽니다. 이분은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서 선교활동의 일환으로 외국인을 위한 영어학교를 운영하는데 일주일에 세 번씩 그곳에서 자원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분은 자신의 시간과 지식과 능력을 사회에 기부하며 자칫 무료와 허무감에 빠질지도 모를 노년의 삶을 아름답고 보람 있게 가꾸고 있습니다. 이분에게서 나는 노년에도 꿈과 열정을 가질 수 있고 남을 위한 일에 도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습니다. 나도 노년을 이웃과 더불어 살기 위해 안일함을 쫓아 버리고 마지막까지 전진 노력하는 이분의 삶의 궤적을 따라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얼마 있지 않으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실망하지 않겠습니다. 또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면 되니까요. ‘남을 의식한 인생은 내 인생이 아니다. 남이 아니라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다.’ 이런 생각으로.
노년에 보람 있는 일, 제 영혼을 살찌우는 일을 찾아서 할 작정입니다. 그 일이 무엇이든 저는 끝까지 현역으로 살아 갈 것입니다. 제 마음은 청춘입니다. 고로 몸도 청춘입니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1년 0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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