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마초등 21회 동기생 19명은 가슴에 숨겨두었던 60년 전의 동심을 찾아서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풋풋했던 그 시절의 추억은 늘 아련한 미소를 짓게 한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친구들과의 추억여행을 한번 마련해보자는 의미에서 이번 여행이 성사됐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70줄에 들어선 동기생들이 함께 모여, 깊어가는 가을 길을 따라서 그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유쾌한 늦바람'을 즐길 수학여행을 떠나니, 한편으론 가을의 끝자락도 보였고 우리네 인생도 황혼 역까지 와 있었다.
늦게까지 밤잠을 설친 수학여행을 떠나던 새벽, 마음은 초등학생들과 다르지 않았다. 모자와 신발을 정리해 가지런히 놓아두고, 아침 일찍 일어나 관광버스가 오기를 기다리며 마당을 서성거렸다. 아마 오랜 세월의 무게를 견디며 멀고 험한 인생길을 걸어왔던 인생의 짐을 잠시나마 내려놓고 싶음이었을까?
황혼의 시간이 우리에게 주어진 ‘추가’ 시간인지, 즐길 수 있는 ‘자유’의 시간인지, 아니면 앞으로 남은 시간에 끌려가는 삶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건강하게 아름답게 노년을 만들어가는 황혼의 미학(aesthetics of twilight)을 조마초등 21회 벗들은 알고 있었다.
우리가 지나온 과거의 파편들이 추억을 만들고, 미래의 꿈을 만들어간다. 수학여행 첫날, 부산역 2층 맞이방에서 친구들과 반가운 해후를 한 후, 물회와 장어구이를 안주로 소주잔에 우정을 담아 반주를 곁들인 늦은 점심을 마치고 송도와 영도지역 탐방을 시작으로 ‘어게인(Again) 수학여행’의 일정은 시작됐다.
가을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걱정도 많았지만, 한차례 세찬 빗줄기가 가을을 물들이는 나뭇잎을 사정없이 지면으로 떨궈내더니, 비는 그쳤다. 비에 젖은 붉은 색과 노랗게 익은 나뭇잎들이 떨어진 보행로를 걸으며 친구들은 추억을 꺼내며 만추의 풍경을 즐겼다. 그러나 이 길을 쓸고 정리해야 하는 환경미화원들은 힘들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비에 젖은 낙엽은 쓸기가 힘드니까.
우리 일행은 송도해수욕장 백사장에서 60년 전의 동심을 떠올리며 즐거운 추억 바라보기 시간을 가졌고, 뷰 좋은 카페에서 원두커피 한잔으로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차츰 흥이 업그레이드된 분위기로 인근 횟집에서 소주 한잔을 기울였고, 노래방에서 흥겨운 댄스 타임도 가졌다. 우리의 가을 여행은 참 좋았다.
이번 행사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해 준비한 동기회장과 총무를 비롯한 임원진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특히, 친구들의 화합과 소통을 위해 무던히 애를 쓰며 동기회를 무난히 이끌어온 총무님의 ”오늘이 최고 젊은 날, 최고 예쁜 날, 행복한 날“이란 말처럼 당신의 착하고 선한 마음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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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마초등 21회 동기회! forev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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