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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 불꽃이 삼킨 건물 전선 설치·보존상 하자 인정

법원, 한국전력공사에 화재 손해배상 판결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5년 04월 15일
전신주 및 전선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로 화재가 발생한 경우 해당 시설물의 관리 주체인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 김천신문
15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은 건물 소유자가 한전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75,490,626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울산에 위치한 한 건물에서 양조장을 운영하던 A씨는 2020년 9월 태풍 ‘마이삭’으로 인해 발생한 강풍으로 건물 지붕과 한전이 설치, 관리하는 전선 간 마찰이 일어나면서 화재가 발생하여 건물이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양조장 설비를 포함한 모든 재산이 소실되었고, 이에 따라 A씨는 한전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소송을 진행하기 어려웠던 A씨는 법원의 소송구조 제도를 통해 법률구조공단의 법률 지원을 받게 되었다.

한전은 이 사건 전선이 2008년 설치된 반면, 건물은 2017년 준공되어 전선 설치 당시 이격 거리를 준수했으며, 화재 현장 조사에서도 발화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이 사건 화재는 태풍이라는 불가항력적인 자연현상에 기인한 것으로 전선의 하자와 화재로 인한 손해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항변을 하였다. 이에 대해 공단은 화재의 원인 규명 및 전선에 대한 설치·보존상의 하자 여부를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전문심리위원제도’를 활용했다. 전기·전자 및 화재 조사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질의응답 형식으로 사건을 분석한 결과, 전선이 건물과 지나치게 근접한 상태로 설치되어 있었으며, 이로 인해 강풍으로 인해 건물과의 접촉이 발생하여 화재로 이어졌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법원은 이를 근거로 “전선이 건조물과 접근상태로 시설된 경우에는 해당 건조물과의 접촉에 의해 생기는 화재의 위험 등이 없도록 일정한 이격거리를 확보하여야 함에도 한전이 이러한 관리·보존 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것이 이 사건 화재의 발생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다만 이 사건 화재는 강풍 등의 자연력과 전선에 대한 보존상 하자가 경합하여 발생한 것으로 한전의 책임을 50%로 제한한다”는 판결을 하였다.

A씨를 대리해 소송을 진행한 공단 소속 유현경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통해 전문심리위원제도를 활용하여 화재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시설물 설치·보존상의 하자를 입증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거리의 전신주와 전선을 살펴보면 전선 간 얽힘, 건축물, 가로수 등과의 이격 거리 미준수 및 접촉 사례가 빈번하게 발견되는데, 관리 주체인 한전은 정기 점검 및 순시를 철저히 실시하여 전신주 및 전선의 하자를 적극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화재 예방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5년 0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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