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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천신문 |
“‘아침밥 있어요. 가지고 가세요.’저 멀리 학생이 보이면 큰 소리 부르고 두 손을 높이 들고 흔들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총장님과 학생처장님 그리고 총학생회 임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목청이 남다르다면서 웃었다. 오늘은 대구교육대학교 총동창회에서 후원하는 ‘선배가 쏜다, 후배님들 아침밥 먹고 다니세요.’라는 아침밥 지원 사업의 첫날이다. 교문에서 100여 미터 들어오면 중앙의 본관 건물 오른쪽 건물 앞에서 꼬마김밥 다섯 개가 든 도시락과 뜨끈한 어묵탕이 든 도시락을 나누어 주었다. 9시부터 두 팀으로 나누어 행사를 진행했다. 1팀인 총장님은 김밥, 학생처장님은 젓가락, 영호는 어묵탕을 나누어 주었다. 2팀인 학생팀은 학생회장과 임원들이 역할을 분담했다. 마침 오늘은 2학기 기말고사가 시작되는 날이다. 2팀이 행사를 진행하는 동안 총장실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올해 임용고시 1차 합격과 2차 준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행사장으로 갔다. 2026학년도 학생회장인 2학년 여학생은 11시 시험을 치러 들어가고 남은 세 명의 학생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 명은 경북 울진고등학교 출신이고, 다른 두 명은 경기도에서 왔다고 했다. 내일 아침에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김천으로 돌아왔다.”
2025년 12월 15일 월요일에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이다. 총장실에서 총장님과 학생처장님과 올해 임용고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올해는 지난해 보다 선발인원이 적어서 전체적으로 경쟁률이 높았다고 한다. 1차에 합격한 것을 봐서는 2차에서도 지난해와 비슷한 합격률을 예상한다고 한다. 지금은 교대를 나와도 바로 초등학교 교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흔히 고시라고 불리는 임용고사에 합격을 해야 한다. 연도별로 지역별로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러고 보면 영호는 참 편하게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대구교대 2년제 마지막인 20회로 81학번이다. 그때는 졸업만 하면 초등교사 자리가 보장이 되던 때였다. 2년의 학업을 마치고 처음으로 발령을 받은 곳이 대구매천초등학교이다. 당시에는 지금은 대구에서 칠곡지구라고 불리는 금호강 너머에는 3개의 초등학교가 있었다. 대구매천초등학교는 1981년 7월 1일 경상북도 대구시에서 대구직할시로 행정구역이 분리되면서 경상북도 칠곡군에서 대구직할시 북구로 편입된 지역이다. 지금은 칠곡 지역에만 초등학교가 20개교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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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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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뒤적이다가 초임지와 관련된 내용을 찾았다. 2013년 9월 1일자로 대구광역시교육청 장학사에서 대구태현초등학교 교감으로 전직을 했다. 대구태현초등학교는 첫 발령지인 이전에는 대구매천초등학교의 학구였다. 어느 날 학부모 한 분이 자기 오빠가 영호의 제자였다는 말을 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서 제자들을 수소문하게 되고, 그 전부터 가끔 연락을 주고받던 김봉현과 연결이 되었다. 구미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예전으로 돌아가서 수업을 하자는 말이 나왔다. 그렇게 27년 만의 수업을 하게 되었다.
27년 만의 수업-살아가면서 (2013.11.2.토)
“1986학년도에 대구매천초등학교 6학년이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지 27년이 흘렀습니다. 그리운 얼굴 다시 봅니다. 그때 못한 이야기 함께 풀어봅니다. 오늘, 살아온 이야기, 살아갈 이야기로 ‘살아가면서’를 엮어봅니다. 친구와 이야기 나누어 봅니다. 친구 이야기 듣고, 내 이야기도 해줍니다. 선생님 이야기도 들어 봅니다. 우리들 이야기를 보시고 듣는 분들의 이야기도 들어봅시다. 받아쓰기도 해봅니다. 선생님께서 얼마나 어려운 문제를 낼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의논해서 정답을 찾아갑니다. 구구단도 외워보고 --<중략>-- 오늘, 살아온 이야기, 살아갈 이야기를 나누어 봅시다. 오늘은 서로 나누는 날입니다.”
27년 만의 수업에 활용한 다섯 장의 학습지 중에서 전체적인 안내를 한 첫 장의 내용이다. 40대에 접어든 제자 12명이 교가로 받아쓰기를 하고, 1986년도에 관련된 내용으로 수학 문제도 풀었다. 최근에 읽은 책, 내가 즐겨 부르는 노래와 노래하기, 6학년 때 장래희망과 지금의 직업과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적었다. 받아쓰기와 수학은 두세 명이 함께 풀었다. 마지막으로 소감을 적고 발표를 했다. 모든 진행과정은 사랑하는 후배 염용우 선생님이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편집한 것을 CD에 담아 주었다. 가장 멀리 사는 여수에서 약속 시간 이전에 가장 일찍 도착한 이진엽의 소감이다.
“저에게 김영호 선생님은 삶의 이정표를 보게 해주신 분입니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제가 육상을 하고, 학교 대표로 육상대회에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에게 생긴 자신감과 체력은 40대에 접어든 제가 열심히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저의 Dream List에서 마라톤, CEO는 그때 만든 자신감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저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심어주신 선생님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