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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천신문 |
2023년 2월 6일 새벽, 튀르키예(터키)의 남동부도시 가지안테프 지역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다. 지진은 광범위한 범위의 많은 건물과 인명을 순식간에 폐허로 만들었다. 터키는 6.25 전쟁 때 우리나라에 미국 다음으로 많은 군대를 파견한 형제국이다.
동이 트자 터키 정부는 살아 있는 인명구조를 위하여 조를 편성하여 긴급수색에 나섰다. 구조대는 팀장과 의사, 간호사, 절단공 등 1조에 15명 정도의 규모로 편성된 구조대가 광범위한 지역에 빠른 수색에 사활을 걸었다.
그 참혹한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은 무너진 집들 사이로 생존자를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게 수색 중 그들은 한 젊은 여성의 집터에서 흙더미 속에 웅크린 사람의 형체를 발견했다. 그 모습은 조금 이상했다. 마치 신에게 기도하듯 무릎을 꿇고 상체를 앞으로 숙인 자세였다. 여성의 몸은 이미 차갑게 식어 있었고 목과 허리는 무너진 잔해의 무게에 닿아 있었다.
구조원들은 잠시 그녀의 생존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더 이상 숨도 체온도 느껴지지 않았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다른 생존자를 찾아 이동하려 했다. 그때 현장 지휘를 맡은 팀장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의 눈에 어딘가 이상한 느낌이 스쳤던 것이다.
그는 다시 돌아와 그 여성이 품고 있던 팔 아래쪽 공간을 살폈다. 그리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기가 있다”라고 외쳤다. 그 조원들이 돌아와 조심스레 흙더미를 걷어 내자 꽃무늬 담요에 싸인 갓난아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기는 3달된 아기였다. 그 어머니는 집이 무너져 내리는 그 짧은 순간 온몸으로 아기를 감싸안고 웅크린 체 방패처럼 자신의 몸을 내어준 것이었다. 아기는 놀랍게도 잠을 자는 듯 평온한 얼굴이었다. 의료팀이 아기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담요를 풀자 그 안에 한 대의 휴대폰이 나왔다. 그 휴대폰 화면에는 엄마가 마지막 남긴 짧은 메시지가 남아 있었다. “아가야 만약 네가 살아 남는다면 엄마가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꼭 기억해야 한단다” 그 엄마의 문장을 본 대원들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고 누군가는 고개를 숙인채 얼굴을 가렸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은 사랑이라는 것을, 그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의 사랑은 살아 있었다. 그 사랑이 아이를 살렸고 그 사랑이 지구촌 세상을 울렸다. 그리고 그 사랑은 죽음조차 넘었다. 삶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에도 그녀는 절망 대신 사랑을 선택하였다.
우리는 종종 기적을 하늘에서만 오는 초자연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기적은 사람의 마음속에 있지 않을까? 자신보다 먼저 누군가를 생각하는 순간 그 마음이 바로 기적의 시작이다. 그녀의 마지막 포옹은 세상의 어떤 말보다 위대한 기도였고, 그녀의 문자 한 줄은 세상의 어떤 시보다 아름다운 시였다.
우리 속담에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말이 있다. 그늘진 곳에 사랑을 주면 그 사랑은 다른 사람의 마음에 씨가 되어 자라고 언젠가는 사랑의 열매로 돌아오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다. 사랑은 꼭 돈이 있어야만 실행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말 한마디라도 어려움에 처한 이웃에게 전하는 것도 사랑이다. 사랑은 온화한 사람의 마음에서만 생겨난다. 똑같은 물이라도 소가 마시면 우유를 만들지만 뱀이 마시면 독을 만든다.
이제 다사다난했던 2025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며칠 남지 않은 올해 잘 마무리하고 새해는 좀 더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세상을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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