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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천신문 |
짝사랑
불공정 거래가 분명하다 이보다 밑지는 장사가 어딨으랴
뻔히 알면서도 맘 접지 못하는 심정을 누가 알까
시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내 삶의 행간마다 살아 있는 그대
가없는 그리움에 목이 타는 밤 환한 달맞이꽃으로 그대 가슴에 피고 싶다
■ 최명숙 시인의 첫 시집『짝사랑은 불공정 거래』의 표제시다. 이 시집 중 사랑과 연심을 재제로 한 시편을 묶은 부문에서 울림의 파장이 넓은 작품이다. 사랑은 어디서 오는가. 릴케 시인은 ‘햇살이 빛나듯이/혹은 꽃 눈보라처럼 왔던가/기도처럼 왔든가/말하’라 했는데. 사랑 중에서도 가장 숭고하다는 짝사랑을 해 본 사람은 알리라. 자존과 체통을 넘어, 이기심과 교만도 버리고, 줄곧 신뢰하며 일방적으로 행하는 사랑. 소리 없는 바람 같은 것, 닿지 못하는 무지개 같은 것. 시적 화자는 자신을 내주어 그대의 ‘달맞이꽃’이 되고 싶은데 반향과 화답이 없다. 성사된단 보장도 없다. 불공정하잖은가. 불공정 거래라면 공정거래위원회에 회부할 일인데 그러지도 않으면서 화자는 불만을 토로한다. 매사에 타산적이어서 그런가. 사랑도 영업적으로 하자는 것인가. 아닐 것이다. 사랑이여, 봄 들녘 햇풀 같이 아니, 겨울 강 건너 눈보라라도 내게 왔으면 좋으련만. 닿으려 닿으려 해도 닿지 않기에 화자는 더욱 희원하고 있는 것이다. 사랑이여, 어떻게 긴 날개를 접고 내 새장 안으로 들어와 다오 하고서.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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