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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천신문 |
“첫 제자들에게. 이 자리에 초대해 주어 고맙습니다. 매년 초대를 받고도 이제야 참석하게 되어 미안했고요. 과거로 거슬러 가면 1969년 내 나이 21살, 첫 발령지가 대신초등학교이고 첫 담임이 2학년 2반 여러분들이었습니다. 첫눈, 첫사랑, 첫 데이트 등 처음은 잊을 수 없듯이 여러분은 나의 첫 제자였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유독 별났습니다. 연이 끊어지려고 하면 전화가 와서 대신초등학교 근무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여러분은 내가 잘 가르친 것이 아니고 여러분이 잘 커주었습니다. 혹시 저에게 상처를 입거나 용서를 못 할 일로 가슴에 응어리진 것이 있으면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여러분의 담임이 된다면 멋진 추억들을 많이 만들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지금처럼 동기들을 만나고 보듬고 안으며 행복을, 젊음을 오래 찾길 바랍니다. 반갑습니다.”
2025년 12월 28일 일요일에 구미 금오산의 한 음식점에서 전국에서 모인 20여 명이 ‘대신초등학교 7428’ 동기회를 했다. 1층에서 오리백숙으로 점심을 먹고, 2층의 라이브 카페에서 총회 및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회장 이취임식과 2학년 2반 담임이셨던 고영희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돌아가면서 인생곡을 부르는 시간이 이어졌다. 고영희 선생님은 프린트해 오신 것을 마치 2학년 아이들에게 말씀하시듯 또박또박 읽으셨다. 개인적으로는 영호의 대구교육대학교 14년 선배이시다. 말씀을 마치시고 가수 노사연의 만남을 부르셨는데 음정이나 박자가 여든에 가까운 분이시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선생님의 부군이신 이종익 회장님은 김천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시다 대구의 대륜고등학교에서 교장으로 정년을 하신 후에 2025년 8월 25일에 제20대 대한노인회대구연합회장에 취임하셨다. 갑작스런 사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신 남균 선생님은 손편지를 보내오셨다.
“언제나 사랑하고 고마운 나의 자랑 7428 졸업생 여러분! 오늘 한 해를 보내며 즐거운 만남을 축하하며! 40주년 때도 초대해 주어 멋진 만남과 추억을 남겼고 작년 50주년 모임 때도 여러분과의 만남은 포근하고 따뜻한 정을 나누고 즐거운 값진 추억으로 나에게 고마움과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네. 오늘도 고마운 초대에 불참을 양해 바라고, 여러분도 제2의 인생! 더 익어가는 인생! 더 건강하고 보람 있고 더 멋지게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청출어람’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여러분의 더 멋진 훌륭한 모습들! 이름도 짚어가며 나는 행복을 느끼고 보람과 자랑으로 살아가네! 7428 모임 더 발전을 빌고, 여러분 모두모두 건강과 행복한 나날 되기를 진심으로 빌겠네! 진심으로 ~ 빌면서! 나도 잘 살게! 2025.12.28. 오늘도 공부하고 배우는 남 균 보냄.”
‘대신초등학교 7428’은 1968년 3월에 대신초등학교에 입학해서 1974년 2월에 졸업한 28회 동기회의 고유명사이다. 학교를 졸업한 지 40년 만인 2014년 10월 11일에 동기회 결성을 위한 첫 모임을 가졌고, 2014년 11월 1일에는 모교 운동장에서 30여 명이 모여서 동기회 발대식을 가졌다.(사진) 초대 회장은 대신 1리의 서춘희 동기이고, 뒤이어 봉산 1리의 김수원 동기, 초곡 1리의 김무영 동기, 대신 2리의 서대석 동기가 회장으로 봉사했다. 2026년 회장은 초곡 2리의 박희식 동기이다. 2027년 회장은 봉산 1리의 김기섭 동기로 예정되어 있다.
대신초등학교는 1943년 5월 6일에 개교하여 약 4,1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2015년 2월 28일에 폐교가 되었다. 폐교가 된 후에 대부분의 지역 주민이 학교에 모이는 때는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 선거 등 투표를 하는 날이 유일하다. 폐교된 대신초등학교 활용을 살펴보니 장애인 단체에 유상대부라고 되어 있다. 최근에는 운동장에 파크골프장 시설이 되어서 가끔씩 운동장에 초등학생의 할아버지나 할머니뻘 되는 분들의 체력 단력장이 되었다. 대신초등학교에서 남서쪽으로 100여 미터에 위치한 대신역도 2008년 12월 1일부터 모든 여객 열차의 취급이 중단되면서 폐역이 되고, 지금은 대신역이라는 상호로 카페를 운영 중이다. 학교도 기차역도 사라진 대신리의 겨울 찬바람이 유난히도 을씨년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무슨 연유인가?
모교인 대신초등학교가 폐교가 된 것은 무척이나 아쉽지만, 인구 절벽 시대에 무조건 작은 학교를 고집할 수만은 없다. 학급당 학생 수가 너무 많아도 너무 적어도 좋은 교육이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통계연보에 의하면 김천은 혁신도시가 신설되고 인구가 늘었으나, 최근 7년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원도심의 급격한 인구 감소로 1907년에 개교한 김천초등학교, 1937년에 개교한 김천서부초등학교, 1945년에 개교한 김천중앙초등학교, 1950년에 개교한 김천모암초등학교의 통폐합이 공론화되고 있다고 한다. 통폐합이거나 독자 생존이거나 간에 해당 지역 학생 교육의 질, 김천 원도심의 지역 특수성, 지역 주민의 의견 등을 고려하면서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서 김천교육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오랜만에 졸업 사진첩을 펼쳤다. 교문의 아치 위쪽에는 작은 글씨로 ‘10월 유신 제1차 연도’라고 적혀 있고, 아래쪽에는 띄어쓰기가 되지 않은 큰 글씨로 ‘주체성이강한참다운새국민이되자’라고 쓰여 있다. 장을 넘기니 ‘꿈을 같고 웃으면서 공부하는 어린이’라는 교훈이 있고, 그 옆에는 인자한 웃음을 머금은 흑백 사진과 ‘교장 이진수 선생님’이라고 적혀 있다. 장을 넘기고 넘기면 6학년 1반은 김명진 담임 선생님과 49명의 아이들, 6학년 2반은 남균 담임 선생님과 49명의 아이들의 개인 사진과 단체 사진이 함께 실려 있다. 개인 사진은 사진관에서 가져온 옷을 입고 찍었다. 세상을 살아갈 힘을 길러주신 선생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경향각지에서 저마다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대신초등학교 7428’ 동기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