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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위협하는 대상포진... 60대 이상 10년 새 46.6% 급증

80세 이상 환자, 10년 새 81.4% 폭발적 증가
초고령사회 건강 수명 위협, 신경통 합병증 발생 시 삶의 질 심각한 저해

최병연 기자 / 입력 : 2026년 01월 27일
초고령사회 진입과 맞물려 60대 이상 대상포진 환자가 10년 사이 46% 이상 급증하며 고령층의 건강 수명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김천신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기준 60대 이상 대상포진 환자 수는 총 34만 2,359명으로, 10년 전인 2015년(23만 3,920명) 대비 46.4%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연령대 평균 증가율(14.5%)을 3배 이상 크게 웃도는 수치다.

연령별로는 60대가 52.9%, 70대가 24.8% 증가했으며, 특히 80대 이상 환자는 81.4%나 폭발적으로 늘어나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체 환자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15년 35.1%에서 2024년 44.9%로 10%p 가까이 상승하며, 대상포진이 대표적 노인성 질환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검진센터(대구북구) 허정욱 원장은 “면역 저지선이 약해진 고령층에게 대상포진 후 합병증은 장기적인 신체 기능 저하를 초래하는 고위험 요인이므로 적기 치료와 예방 등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내 몸속에 ‘시한폭탄’의 재활성화, 신경을 타고 흐르는 고통
대상포진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감염병이 아니라, 몸속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면역력 저하를 틈타 재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평상시에는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하지만, 면역력이 임계점 아래로 떨어지면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신경을 타고 피부로 내려와 염증과 통증을 유발한다. 특히 고령층은 노화에 따른 면역력 약화로 인해 바이러스 억제 능력이 현저히 저하되므로 젊은 층에 비해 발병 위험이 높다.

초기에는 감기몸살과 유사한 오한과 발열이 나타나거나 몸의 한쪽 부위가 저리고 쑤시는 전조증상이 나타난다. 3~7일이 지나면 신경을 따라 여러 개의 붉은 반점과 물집이 생긴다. 물집은 10~14일에 걸쳐 고름이 차면서 탁해지다가 딱지로 변하며 아문다. 만약 눈 주변에 대상포진이 생기면 홍채염이나 각막염을 일으켜 실명에 이를 수도 있고, 바이러스가 뇌수막까지 침투할 경우 뇌수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바이러스가 신경 세포 자체를 파괴하며 증식하기 때문에 통증의 강도가 매우 심하다. 실제 환자들은 “칼로 베는 듯하다”, “옷깃만 스쳐도 비명이 나온다”고 호소하며, 통증 척도에서도 출산의 고통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할 만큼 극심한 고통을 동반한다.

고령층에게 더 가혹한 ‘신경통’ 합병증
고령 환자에게 대상포진이 더욱 치명적인 이유는 합병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의 위험성 때문이다. 면역 반응이 느린 60대 이상은 신경 손상이 더 광범위하게 발생하며, 피부 발진이 사라진 후에도 해당 부위에 수개월에서 수년간 통증이 지속된다. 60대 환자의 약 60%, 70대 환자의 약 75% 정도가 이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부 환자는 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할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경우도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칼로 쑤시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나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이상감각, 머리카락이 닿기만 해도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아주 사소한 자극에도 과도한 통증을 느끼는 통각과민 현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러한 만성적 통증은 단순한 신체적 고통을 넘어 우울증을 유발하고, 신체적·심리적·사회적 곤란을 초래하는 등 노년기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킨다.

대상포진은 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 시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고 확산 기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발진의 치유를 앞당기고 급성 통증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발병 자체를 차단하는 예방이다. 새로 나온 대상포진 백신은 50세 이상 성인이나 질환 및 치료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된 18세 이상 성인에게 권장되며, 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면 질병의 위험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검진센터(대구북구) 허정욱 원장은 “고령사회에서 대상포진은 발병 후의 사후 치료보다 사전 예방의 실효성이 훨씬 큰 질환”이라며, “백신 접종은 발생 자체를 억제할 뿐 아니라 치명적인 신경통 합병증까지 방어할 수 있는 만큼, 건강한 노후를 위한 필수적인 건강 관리 전략으로 인식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병연 기자 / 입력 : 2026년 0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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