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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기운은 따뜻하다?’, 통계로 본 한랭질환 위험

양창헌 원장(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6년 02월 05일
연이은 한파주의보에 체감온도가 뚝 떨어졌다. 퇴근길 찬바람을 피해 들어간 술집, 술 한 잔이 몸을 녹여주는 듯하다. 술기운이 오르자 “이제 좀 덜 춥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하지만 이 ‘따뜻해진 느낌’은 정말 체온이 올라서일까? 추위를 잊게 만드는 술 한 잔이 오히려 한랭질환의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실제 통계는 음주와 저체온증·동상의 관계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연이은 한파 속에서 더 위험해지는 겨울 음주. 숫자가 말하는 술과 추위의 관계를 짚어본다.

■ 21.3%의 경고: 한랭질환자 5명 중 1명은 ‘술’이 원인

질병관리청의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결과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한랭질환자의 통계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지표가 확인됐다. 2023-2024절기 전체 한랭질환자 400명 중 무려 21.3%(85명)가 내원 당시 음주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왜 술을 마시면 저체온증에 더 취약해지는 걸까? 이는 알코올이 우리 몸의 중추신경계와 혈관 시스템에 작용하는 방식 때문이다.
알코올이 체내에 흡수되면 일시적으로 혈관이 확장되면서 내부 장기의 열이 피부 표면으로 몰린다. 이때 피부가 화끈거리며 따뜻하다고 느끼게 되지만, 실상은 체내의 소중한 열이 외부로 급격히 방출되는 과정이다.

또한 알코올은 뇌의 체온 조절 중추 기능을 둔화시킨다. 정상적인 신체는 추위를 느끼면 근육을 떨어 열을 발생시키지만, 술에 취하면 이러한 방어 반응이 늦어지거나 작동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장 위험한 점은 ‘인지 능력의 상실’이다. 술에 취하면 신체가 심각한 저체온 상태에 빠져도 이를 추위가 아닌 ‘취기’로 오인하여 따뜻한 곳으로 이동하는 등의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게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고위험 음주율은 남성 19.9%, 여성 7.7%에 달하며, 특히 증류주 소비량은 세계 최상위권이다. 이러한 고위험 음주 습관은 겨울철 심뇌혈관 질환 발생률을 급격히 높이는 기폭제가 된다.
겨울철에는 기온이 1°C 하강할 때마다 일일 사망률이 1.35% 증가하는데, 술은 혈압의 변동성을 키워 이러한 위험을 배가시킨다.

KH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양창헌원장은 항상 3가지 수칙을 강조한다.
첫째, 음주 후 야외 활동 절대 금지
술을 마신 후에는 이미 체온 조절 능력이 상실된 상태가 된다. 귀가 시 반드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추운 길거리에서 장시간 대기하거나 잠드는 일이 없도록 주변의 동행자가 각별히 살펴야 한다.

둘째, 기저질환자의 금주 원칙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이 있는 분들에게 겨울철 술은 독약과 같다. 알코올로 인한 혈관 수축과 팽창의 반복은 혈관 벽에 무리를 주어 급성 심정지나 뇌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셋째, 저체온 증상 시 즉시 응급실 내원
술을 마신 지인이 말이 어눌해지거나 팔다리를 심하게 떤다면, 단순히 취한 것이 아니라 저체온증의 신호일 수 있다. ‘골든타임 2시간’을 명심하고 즉시 119에 신고해야한다.
결론적으로, 술은 추위를 막아주는 방패가 아니라 우리 몸의 보온막을 찢는 날카로운 칼날이 된다. 통계가 증명하듯, 겨울철 과도한 음주는 한랭질환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이번 겨울에는 술잔 대신 따뜻한 차 한 잔으로 온기를 나누며, 건강한 겨울을 보내길 바란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는 한랭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을 조기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국가건강검진, 심뇌혈관 정밀검진, 지방간질환 건강검진, 건강생활 실천상담실을 상시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평소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계절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이러한 검진과 상담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는 것을 권장한다. 정기적인 건강관리와 작은 실천이 몸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6년 02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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