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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공원 - 선택 - 3·2·3·2·8·10·2

김영호(전 대구교육대학교 대구부설초등학교 교장)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6년 05월 28일
ⓒ 김천신문
“형님, 우리 지역에 시의원 출마자가 많던데요.” “얼마나 되는데.” “모두 8명이요.” “8명이나 된다고, 많이도 나왔네.” “그래도 우리 선거구에는 3명을 뽑으니 경쟁률은 3 대 1이 되지는 않네요.”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시의원 선거가 만만찮겠네.” “형님, 투표는 해야지요.” “지금까지 당선되고 나서 하는 것을 봐서는 기권하고 싶지만, 이번에도 속는 셈 치고 투표는 해야지.” 화양연화 농장에서 일하다가 잠시 쉬는 시간에 동네 형님과 감태나무차를 마시면서 나눈 이야기이다.

3·2·3·2·8·10·2. 2026년 6월 3일에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영호의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자 수와 비례대표 정당 수이다. 첫째의 3은 경북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김상동, 이윤기, 임종식 후보이다. 둘째의 2는 경상북도지사에 출마한 오중기, 이철우 후보이다. 셋째의 3은 김천시장에 출마한 나영민, 배낙호, 이창재 후보이다. 넷째의 2는 경상북도의원 김천시 제3선거구에 출마한 박성현, 조용진 후보이다. 다섯째의 8은 김천시의원 김천시사선거구에 출마한 임동규, 이순식, 오세길, 윤영수, 이권중, 진기상, 신형철, 조동민 후보이다. 여섯째의 10은 광역의원(경상북도) 비례대표 정당으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공화당, 국민대통합당, 국민연합, 정의당, 친미연합이다. 마지막의 2는 기초의원(김천시) 비례대표 정당으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다.

“김 선생, 이번 선거에서 교육감은 누구를 뽑아야 하나?” “형님, 경북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사람이 몇 명인지 아세요?” “아니? 잘 몰라.” “형님, 3명이 출마했어요.” “그러면 그중에서 누굴 뽑을까?” “그거야 형님이 잘 판단해서 뽑아야지요.” “내가 뭘 아나. 지금 교육감이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김 선생은 오랫동안 학교에 있었으니 잘 알잖아.” “형님, 저는 대구에만 근무해서 경북은 잘 몰라요.” “그래도 대구나 경북이나 오십보백보 아닌가?” “형님, 정 그러시다면 경북교육을 잘 이끌어 갈 사람을 뽑으세요.” “아니 이 사람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야기’를 하네. 그러지 말고 구체적으로 사람 이름을…….” “형님, 정 그러시다면…….” 김 선생은 고향 형님들이 영호라는 이름 대신에 부르는 호칭이다.

이번 선거에서 영호가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인데 일반인에게는 가장 깜깜이 선거가 경북교육감 선거이다. 일반인들은 출마자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고 관심도 없다. 경북교육감은 경북의 내 유·초·중·고등학교를 비롯한 5조 원이 넘는 막대한 교육 예산, 인사, 교육 정책을 총괄하는 정무직 공무원이다. 30여 곳이 넘는 교육지원청과 직속기관의 장을 임명하는 등 막강한 인사권도 있다. 어쩌면 가장 깜깜이 선거가 가장 중요한 선거일 수도 있다.

그동안 교육감의 자격요건이나 선출방식은 1949년 교육법이 제정된 이후에 여러 번 변경되었다. 1949년부터 1961년까지는 교육·교육행정경력 7년 이상인 자로 교육위원회의 추천과 도지사·문교부장관을 경유하여 대통령이 임명했다. 그 후로도 여러 번 변경되었고, 최초의 주민 직선은 2007년 2월 14일의 부산광역시교육감 선거이다. 투표율이 15.3%였지만 직선제 교육감 선출의 효시 의미는 크다고 하겠다. 그해 12월 9일에 실시된 제17대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울산, 충북, 경남, 제주의 교육감 선거가 있었다. 네 곳의 선거 결과는 대통령 후보 기호 2번과 같은 후보가 전원 당선되었다. 2010년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교육감 선거도 여야 시·도지사와 연계 당선 혹은 1, 2번이 당선되는 기호효과가 나타나 깜깜이 선거, 정치선거라는 오명도 받았다. 2014년 선거부터는 가로열거형 순환배열 투표용지를 개발하여 기호효과를 많이 극복했다. 시·도지사가 여든 야든 상관없이 내 아이의 교육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선택이 이루어졌다. 교육감 후보자는 자신의 정책으로 주민의 선택을 받아야 했고, 임기 중에는 학교와 주민의 입장이 되는 역지사지의 정책을 실현하게 되었다.

그런데 2026년 5월 10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제20차 교육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방교육자치가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을 실천하는 데 기여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13.1%가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33.2%는 ‘그렇지 않다’라고 답해서 절반 정도가 지방교육자치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매우 그렇다’라는 응답은 1.0%이고 ‘그렇다’라는 응답은 9.3%이다. 실제 2022년 교육감 선거에서 복수의 후보에게 투표하거나 아예 기표하지 않은 무효표만 전체 투표수의 4% 가량인 90만 표 이상이 나왔다. 같은 날 동시에 치러진 지방선거 투표의 무효표의 3배 정도가 되었다. 교육감 선거는 학부모들 사이에서만 어느 정도 관심이 있을 뿐 대부분 국민에게는 시·도지사 선거보다 시선을 끌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 교육감 선거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현재의 주민 직선제를 유지하는 것이다. 해당 지역의 주민이 직접 투표하여 교육행정의 수장을 뽑으므로 민주적 정당성이 높고, 정당 정치권력으로부터 교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는 데 유리하다. 그리고 현재의 주민 직선제를 개편하는 것이다. 도지사나 시장과 교육감의 동반 출마의 러닝메이트제, 교육위원회 간선제, 지역에 따라 주민 직선제와 임명제를 선택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 유권자의 관심도를 높이고 선거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전문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지만, 교육의 정치적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매우 크고 대표성과 민주성이 떨어진다. 영호는 현재의 주민 직선제를 찬성한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라는 속담처럼 작은 두려움 때문에 중요한 일을 그르칠 수는 없지 않은가? 늘 좋아하는 문구인 “용기와 두려움은 한 이불을 덮고 잔다.”를 생각한다.

2026년 5월 21일 오후에 단비가 내린 화양연화 농장의 이곳저곳을 살펴보는데 가수 박 군의 ‘한잔해’라는 흥겨운 리듬이 들린다. 일손을 멈추고 자세히 들으니 가사를 바꾼 특정 후보의 선거 로고송이다. 농로에 나와서 잠시 기다리니 200여 미터 떨어진 대신길로 유세차가 지나간다. 공식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되었다. 농기계인 관리기 바퀴 때문에 김천을 오가는 길에 목이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후보자들의 현수막이 걸렸다. 고향 마을에는 현수막은 없지만 후보자들의 벽보가 붙었다.

선거권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인 참정권의 하나이다. 누구나 민주주의 국가의 꽃인 보통ㆍ평등ㆍ직접ㆍ비밀선거의 4원칙으로 선거권을 행사하길 소망한다. 그리고 후보자들도 초심을 잃지 말고 당선 뒤에도 한결같이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위해 소명을 다하길 소망한다. 유권자나 후보자나 모두가 "무릇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니,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엎기도 한다.”라는 군주민수(君舟民水)를 생각하면 좋겠다.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16대 에이브러햄 링컨은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 총알은 적을 죽일 뿐이지만, 투표는 국가의 미래를 바꾼다.”라고 했다. 도산 안창호는 "참여하는 사람은 주인이요, 그렇지 않은 사람은 손님이다.”라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헌법 제31조①의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를 책임지는 교육감 선거에 심사숙고의 한 표를 행사하길 소망한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6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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